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에서 나에게 꽂히는 질문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
롤랑 바르트의 답은 이것이다.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
(불평하게 만들고 용기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
그건 너그러움이 이제는 없다는 감정이다.
나는 이 사실이 너무 고통스럽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쩌면 나는 지극히
선한 마음으로 그러니까 모든 편협함, 질투심, 허영심을 다 버린
마음을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여서 승화시키려고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 나는 날이 갈수록 고결함을 잃어버리고 너그러움을 잃어간다
- 애도 일기(롤랑 바르트) -
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 것도 롤랑 바르트와 비슷한 답이다.
나이 들면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마음이 너그러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마음은 더 편협하고, 더 옹졸해지고, 더 믿지 못해지고, 질투심은
나날이 커지고 인간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더욱 커진다.
고결하고, 품위 있고, 마음 넓은 중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었는데
이런 욕구마저 욕심으로 다가오니 나 자신의 족쇄가 된다.
애도 읽기(롤랑 바르트 저)에서 나에게 다가오는 문구가 또 있었다.
사소한 낙담들, 자기를 비방하고 공격하고
다그치고, 들볶아대기, 다 망쳐버린 느낌
바이오리듬의 침체 주기, 녹초 상태
노예선을 타고 있는 것 같은 생활
이 모든 것들이 마망의 죽음 때문이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나를 지켜주는 그녀가 곁에
없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주장은
사실 말로 안 되는 일이다.
지금 내게 달라질게 뭐가 있을까?
분명한 건, 이제 나는 혼자서 세상을 배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 애도 일기(롤랑 바르트 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라는 것을 쇼펜하우어라는 거대한 철학자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는 안다.
그러기에 세상의 고통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매일 헤벨은 찾아가면서 배워나가야 한다.
나 자신을 비방하고, 공격하고.
타인의 무례함으로 찾아오는 자존감 상심으로 망쳐진 몸과 마음들
이제는 나 자신을 편안하게 놓아주면서
세상을 배워나가고 싶다.
오늘 새벽에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들을 떨쳐내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았다.
또 자랑질이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나 자신을 up 시키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