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옮기게 되어 송별식을 했다.
송별식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회고해 보면
잘했던 일들보다 실수하고, 사람들에게 상처 주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에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시로 마무리 지었다.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 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애만이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처럼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거품처럼, 기간제처럼 떠나가게 된다고 마무리로 잠시 잠깐 맺어진 인연의 끈을 놓고 근무했던 직장을 나왔다. 절대 울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눈물이 맺혔다. 눈물이 고여서 운전을 잠깐 멈추었다. 별다방의 주차장에서 눈물을 훔쳤다. 드라이브 쓰루로 커피 한 잔 마시자 하고 별다방을 들렀다.
이곳은 내가 근무했던 직장 가는 길에 있다. 1주일에 2~3번 출근하기 전에 들렀던 장소이다. 누구는 일주일에 2~3번 비싼 커피 사 마시면 돈이 아깝지 않냐고 하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힘든 직장에 출근하기 전에 최소한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커피 한 잔, 누군가 맛있게 타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상큼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가치가 커피 한 잔 값과 맞바꿀 정도로 기회비용 측면에서 내가 선택한 부분이다.
이 별다방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문을 하고 커피를 받으러 가는데 별다방에서 자주 뵙는 직원이 나를 맞이한다.
“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바쁘셨어요?”
“ 네.. 요즈음 제가 좀 바빴어요.”
“왜 안 오시나 궁금했습니다. ” 이 말에 나를 자주 맞이한 직원에게도 헤어짐의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
“ 저 직장을 옮기게 되어서 오늘 여기에서 커피 사 먹는 것이 마지막일 것 같아요.”
“ 아.. 직장 옮기세요. 어디로 가세요?”
“ 00 시로 옮겨요. ”
“ 아쉽습니다. 거의 2년 가까이 자주 뵈었는데 혹시 여기 들릴 실 일 있으시면
들려주세요.”
라는 말에 알겠다면서 커피를 받았다.
출근 때 커피 사 마시면 젊은 친구가 나에게 해주었던 멘트 “ 오늘도 행복하 하루 보내세요!"라는 말이 여운이 남았다. 출근길에 커피를 한잔 사 마시는 것이 커피뿐만 아니라 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고 싶기도 했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가기 싫은 직장 가는 길이 한결 수월했다.
이제는 나 혼잣말로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라는 긍정 확언의 말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그리운 이들, 고마운 이들의 얼굴을 뒤로하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