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크루 해체 이야기
해체를 논의하던 날, 운영진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원피스에서 루피 해적단이 잠시 해체됐다가 더 강해져서 다시 만난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한 뒤 다시 만나자. 단순히 흩어지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모습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 어쩌면 이게 크루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이 있다면,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보니 의견 충돌도 많았고, 모두의 의견을 조율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가 사람들에게 휘둘리고 있었다. 크루를 운영하는 동안 즐거운 순간도 많았지만, 동시에 가장 힘든 점도 이 부분이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나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언제 즐거움을 느끼고, 언제 불행함을 느끼는지…
나를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앞으로 더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
다시 러닝크루를 만든다면, 이번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싶다. 친목보다는 실력 향상과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스포츠팀으로!
기존에는 동네 기반으로 운영하며 마라토너뿐만 아니라 취미러너도 함께했지만, 그러다 보니 실력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잘 뛰는 사람들이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러닝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더 전문적인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활동 반경도 넓힐 예정이다. 동네 기반이 아니라 한강, 남산, 여의도 등 다양한 코스에서 훈련하며, 러닝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 단순히 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
갑작스러운 해체라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함께 달려온 시간들이 헛되지는 않으리라 확신한다. 크루를 운영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함께 땀 흘리며 뛰었던 순간들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앞으로 더 넓은 곳에서, 더 나은 방식으로 계속 달려가려 한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을 떠올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