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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SeJin 코리아세진 Nov 09. 2018

2016년 현충일, 쇼카손주쿠에서

2016년 6월 6일, @일본 야마구치현 하기시 쇼카손주쿠

현충일. 한반도 역사에 비극의 그림자를 드리운 사람들이 성장한 곳에 와있습니다.


바로, 일본 야마구치현의 하기시.


우리 민족의 원흉이라고도 불리는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모토(청일전쟁 / 조선 주둔군 사령관) 등을 비롯해 메이지 시대를 연 많은 이들이 함께 공부했던 곳, 쇼카손주쿠입니다.  

 

 일본 입장에선 위대한 영웅인 그들의 스승은 바로, '요시다 쇼인'입니다. 그는 스물 대여섯의 나이에 학당을 세우고 걸출한 인물들을 길러냈습니다. "한반도를 정벌하라"는 정한론도 함께 주장했던 그는 일본 우익사상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아베 신조 현 일본 총리는 당선된 직후 이 곳에 찾아와 참배했고, 쇼인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 가장 처음, 1번으로 봉안된 인물도 바로 요시다 쇼인입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불과 1년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그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7월, 이곳 하기시에 있는 유적 몇개는 "근대 일본 공업화의 산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쇼카손주쿠 학당도 그에 포함되었습니다. 쇼카손주쿠 일대에 '쇼인신사'를 지어 그를 신으로 받들어모시고, 그를 기리는 행사와 기념품도 많으며, 식당에는 그의 사진이 걸려있는 등 작은 시 전체가 요시다 쇼인을 기리고 있습니다.


 쇼인의 출생지와 묘지가 함께 있는 언덕에 세워진 그의 동상은 공교롭게도 동해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오고있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요시다 쇼인. 가이드 북도 없는 이 곳까지 멘땅에 헤딩하며 오게 된 계기입니다. 우리의 행복한 오늘과 내일을 위해, 그와 제자들의 숨결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지피지기를 되뇌어보지만,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니... 막막합니다. 그렇지만 많이 보고 느끼고 잘 정리하겠습니다.


 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안녕을 이 곳 하기시 쇼인신사에서 기려봅니다. 그리고 단순한 반일감정을 넘어선 무언가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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