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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SeJin 코리아세진 Nov 09. 2018

[육사신보기고] 오늘의 ‘나’가 대한민국의 내일이다.

2016년 2월 21일 

 2016년 2월의 대한민국은 안보, 외교, 정치, 경제, 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많은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주제넘은 나라걱정에 앞서서 당장 거울만 보더라도 갖은 어려움에 처한‘나’를 볼 수 있습니다. 원래의 ‘나’는 그 자체로 찬란히 빛나고 순수하며 완전한 그 무언가 입니다. 그런데 욕망․허위․만족 등의 요소들이 ‘나’를 점점 둘러싸게 되면서 ‘나’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나’를 둘러싼 껍데기를 걷어내고 그것의 참된 의지를 따르는 것은 일생일대의 과제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을 배우거나 경험해 본적이 없는 우리는 껍데기들을 ‘나’로 착각하게 되고, 거기서 우리네 삶의 갈등과 고뇌 그리고 애환이 시작됩니다. 


 4년의 생도생활을 거쳐 야전에 나온 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나’스스로는 물론이고 조직구성원들과도 충분히 소통하며 지냈습니다. 주변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나’와도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저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외적인 갈등과 고뇌는 끊이지 않고 생겨났습니다. “소통의 가장 큰 적은 불통(不通)이 아니라 소통하고 있다는 착각이다.”라는 말처럼 그동안 착각의 늪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아픈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멀어져서 곰곰이 생각하다보면 ‘나’를 둘러싼 껍데기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화랑대에 첫발을 내딛던 당시에 품은 ‘나’의 초심은 추억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껍데기에 쌓인 채 사라져 있습니다. 


 기상나팔 소리에 눈 비비고 일어나 태극기를 보며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던 나날들, 가족들에게 생도제복을 입은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주던 입학식, 교수부와 화랑관을 오가며 힘차게 군가를 부르고 가슴에 큰 뜻을 품던 시간들, 화랑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상쾌한 공기를 가슴깊이 들이마시고 화랑연병장에서 세상을 향해 큰 목소리를 외치던 순간들, 간성문의 닭강정과 PX의 과자로 배를 채우며 분대원들과 보낸 즐거운 한때, 여름이면 전국 곳곳에서 흘리던 굵은 땀방울과 진하게 풍기던 땀 냄새 그리고 화랑대의 별이 하나의 다이아몬드가 되던 그 날...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반복되는 일상에 치여서 추억의 절편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갔습니다. ‘나’의 추억을 덮어 싼 껍데기들을 벗겨내고 온전하게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현실과 비교하면 가슴이 갑갑해지고 심지어 아프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 시절을 함께했던 다른‘나’를 만나면 어느새 되살아나서 생생하게 숨 쉽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 ‘나’는 서로 얼굴과 이름을 모른 채로 처음 만나도 가슴깊이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습니다. 나이의 많고 적음과 계급이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아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추억입니다. 그것은 각자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하는 것도 아니었고, 오직 육사만을 위하고자 하는 편협한 성질의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나’의 추억들은 바로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즉, ‘나’는 대한민국으로 하나 되어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89세에 <론다니니의 피에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늦은 시작은 없으며 시작하는 그 순간이 가장 빠른 때인 겁니다. 그동안 우리를 둘러싸온 갖가지 껍데기들을 걷어내고 ‘나’를 다시 만나야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끈끈하게 엮여있는 ‘나’의 순수하고 뜨거웠던 걸음을 기억해내고, ‘나’부터 ‘나’의 걸음을 내딛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작은 걸음이 하나씩 모이면 대한민국을 일으킨 한강의 기적을 넘어서는 위대한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 


 과거는 망상이고 미래는 몽상이기에 오늘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화랑대를 거쳐 간 ‘나’는 대한민국의 어제였고, 오늘이고, 내일입니다. 오늘! 자그마한 걸음을 내딛는 전국 곳곳의 ‘나’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저도 ‘나’의 걸음을 걸을 겁니다. 그 길이 힘들고 지칠 지라도 나를 응원하는 ‘나’와 함께라면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마음과 뜻을 한데 모아 ‘나’를 외치며 대한민국을 응원합시다. 


 ‘나’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미친 듯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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