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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Pak Jan 29. 2018

20180129 개학 첫 날 활동

개학날은 뭐 하면서 보냈어요?

 1교시 : 개학식, 선생님-학생/학생-학생 간 인사, 숙제 검사, 공지 전달

             주사위로 하는 방학 생활 나누기 짝 활동 학습지

 2교시 : 도서관 책 읽기 (나는 이어서 숙제검사)

 3교시 : 짝 바꾸기 (제비뽑기)

 4교시 : 선생님의 방학생활 나눔 (당일 제작)


 1교시는 개학식과 인사를 하며 보냈다. 애국가를 부르는 학생들 목소리가 기어 들어간다. 힘차게 불러야 하는 노래인데 우울한 애국가다. 모순적인 상황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푸하하하 얘들아, 나라 망했니?"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작은 목소리가 머쓱했는지 같이 웃는다. 옆반 선생님께 나중에 이 이야기를 하니 애국가 부를 때 일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고 한다. 맞아. 얘네 6학년이지.ㅎㅎ


 다음으로 짝활동을 했다. 간단한 활동으로 학생들이 방학 생활을 짝과 이야기하는 활동이었는데, 방학 전에 뽑아둔 거라 처음에 학습지를 봐도 활동하는 방법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얘들아, 선생님이 이걸 너네랑 하려고 뽑아놨는데 개학 전에 뽑아서 하는 방법이 기억이 안 난다. 하하하"

 나도 개학에 적응중인가보다. ㅠㅠ 다행히 학습지를 보다 보니 생각이 나서 즐겁게 활동을 했다.


 주사위를 2번 굴리는 활동이다. 첫째 주사위로 행, 둘째 주사위로 열을 선택하는데 예로 (1,3)이 나오면 그 칸에 있는 작은 미션을 수행하는 활동이다. 6X6의 표가 그려져 있고 표 안에는 '방학 때 가장 늦게 일어난 시간 말하기', '방학 때 못 본 친구 2명에게 "보고 싶었습니다." 말하기' 등 센스있는 미션이 주어진다. 옆반 선생님이 프린트 맡긴 걸 보고 나도 더 복사해서 가져온 거라 아마 인디스쿨에서 받은 자료로 추정된다. ㅎㅎ 


 이 활동 덕분에 오늘은 아이들에게 손하트를 가장 많이 받은 날이 되었다. 미션 중에는 '선생님에게 손 하트 날리며 "사랑해요."라고 말하기'가 있었다. 서휘는 "선생님, 이것만 여섯번 째에요. 잉잉~" 라면서 나중에는 처음 하트를 날릴 때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남학생 중에 나한테 손하트를 한 학생들은 없었다. 어째 남자애들은 이 미션이 걸리면 안 하고 지나간 것 같다. 부끄러워하지 말라구 ㅠㅠ


 마침 우리반은 월요일 2교시가 도서관 배정이어서 늘 그렇듯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는 온돌 난방이 되서 학생들이 따뜻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더불어 나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곳에서 방학 일기 검사를 할 수 있었다. 


 3교시는 학생들이 기다리던 짝바꾸기 시간이었다. 이번에도 제비뽑기를 했다. 막상 뽑고나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아우성. "선생님~ 앉고 싶은 사람이랑 앉으면 안되어요?"

 이번주까지만 제비뽑기로 해야겠다. 오후에 들어보니 다른 반 중에서는 앉고 싶은 친구랑 앉는 반도 있었다. 나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제비뽑기를 했는데, 이번 주 잘 지내는 지 보고 다음주 자리를 생각해보려 한다.

 그러고 나서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나는 학생들이 자리를 뽑고 이동하는 틈에 내 방학 생활 내용으로 예/아니오 퀴즈 PPT를 만들었다. 학생들의 자리 이동이 끝났을 때, 마지막 슬라이드를 구성하는 중이었다. 

 "선생님, 우리 이제 뭐해요~?"

 "얘들아 잠깐만,,"

 "자,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아니라 선생님의 방학생활~"

 5개 정도의 퀴즈를 만들었고 가장 많이 나의 방학 생활을 맞추는 사람에게 작은 간식을 상품으로 주었다. 이번 방학 때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 내용 위주로 만들었다. 그리고 구글 포토에 올렸던 일본 사진으로 일본의 길거리 자판기와 쓰레기통, 버스 타는 방법, 날씨, 음식 등을 소개했더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중간에 음식을 보고 깜짝 퀴즈를 내기도 했다. 


 4교시는 3교시 활동을 하다보니 길어져서 4교시 시간이 줄어 들었다. 은별이가 "선생님, 벌써 4교시에요?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은데." 라고 한다. 알림장을 쓰고 정리하고 급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오늘은 전체 학년이 제 시간에 급식을 해야해서 더 일찍 내려가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딱 맞았다.


 크게 준비한 게 없어서 걱정했던 하루인데 무사히 지나간 것 같다. 어찌저찌 개학날이 지나갔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진짜 개학을 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아침엔 왠지 늘어져서 자야할 것만 같은데, 내 바람과 다르게 내일 1교시는 보나마나 열심히 체육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얘들아, 앞으로 남은 2주간 잘 부탁한다. 무사히 졸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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