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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Pak Jan 29. 2018

20180129 개학.

개학은 어떻게든 지나간다.

 이번 방학은 유독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백수'증상이 더 심했다. 전날 방학 때 늦게자던 습관으로 잠도 오지 않았고, 당장 내일 개학 준비를 하나도 해놓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서 겨울방학 전에 미뤘던 졸업 행사업무들이 자려니까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까 저녁 때 시간 많았는데 좀 해둘걸. 후회만 하다 결국 평소처럼 새벽 1시가 되서야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6시 15분. 알람소리에 깼다. 바로 일어나지 않는다. 딱 5분만 더 자고 싶다. 다시 눈 뜨니 6시 30분. 이젠 정말 일어나야한다. 머리를 감으려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을 보고 생각했다.

 '안 감아도 되겠는데?'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나 머리 감아야할까?"

 "언제 감았는데? 괜찮은데."

 엄마의 말에 더 확신하고 오늘은 머리를 감지 않는다. 어제 오후에 감았으니까 하루쯤 패스해도 되겠지. 출근 준비 시간이 충분해졌다. 눈화장까지 하고 아침도 먹고 7시 5분에 나선다.


 학교까지는 약 1시간이 넘는 거리다. 특히 오늘은 월요일이라 출근 시간이 더 오래 걸리므로 버스에서 앉기만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버스에 자리가 있어야 할텐데..'


 경기도에서 출근하는 사람들, 아니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아침시간의 대중교통은 대중'고통'이다. 서울-근교 경기버스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니는데 사람들이 낑겨 서서 갈 정도로 이용객이 많다. 버스 회사는 언제쯤 증차해줄까? 매일 아침 버스에 잔여석이 있길 바라며 버스를 기다리는 생활이 5년 정도 되니 노하우가 생겨서 요즘엔 곧잘 앉아간다. 그러나 나는 앉아가더라도 거의 매일 버스에는 서서가는 사람들이 함께 타고 있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 앉아갈 수 있었다. 타자마자 추위에 떨었던 몸이 나른해지면서 잠이 들었다. 눈 뜨니 도착이다.


 '오늘 4교시를 뭐로 채우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학교에 도착했다.

 다행히 지난 주에 학교에 와서 청소하고 칠판에 개학인사와 학생들이 할 일(청소, 숙제내기, 친구와 인사하기)를 적어놓았고, 방학하기 전에 짝과 할 수 있는 활동지 1장을 인쇄해놨었다. 휴. 의외로 꽤 준비했었잖아?


 전등을 켜고 난방을 최고 온도로 한 뒤, 전기포트에 물을 끓이는 일로 보통의 학교 일상이 시작되었다. 교실이 너무 추워서 목도리와 패딩잠바를 벗을 수가 없었다. 문을 열고 언제나 그렇듯 우리반 등교 일등이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방학 잘 보냈어?"

 "네."


 학생과의 인사. 이제 진짜 개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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