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준희 Aug 07. 2020

10. 30번의 첫 데이트 후 생긴 데이트 노하우

<데이팅 프로젝트> 매거진은 건어물녀였던 제가 적극적으로 연애하기 위해 노력했던 3개월 동안 만난 사람들과 느낀 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데이팅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개월째 되니 첫 데이트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1. 외모는 꾸미되 성격은 꾸미지 않는다


외모가 뛰어날 필요는 없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모를 합격/불합격으로 나누는 것 같다. 상대의 외모 취향을 모른다면 최대한 합격할 확률이 높게 외모를 꾸미고 나가면 좋지만, 성격은 꾸미지 않는 편이 좋은 것 같다. 어차피 연애를 시작하면 성격은 드러나게  있으니 처음부터 드러내고  진짜 성격을 받아들일  없는 사람은 거르는  효율적인  같다.


그리고 일부러 착한 척하거나 웃지도 않았다. 인위적으로 친절하게 대하지도 않았다. 웃긴 이야기가 나오면 웃고 관심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귀 기울였다. 이상하게 이렇게 행동하니 훨씬 성공률이 높아졌는데 나중에 여기에 대한 학계 실험에 대해 읽었다. 데이트를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잘 웃는 사람과, 전반엔 웃지 않다 후반엔 웃는 사람과, 전반엔 웃고 후반엔 웃지 않는 사람과, 전혀 웃지 않는 사람을 실험했더니 전반엔 웃지 않다 후반에 웃는 사람의 호감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항상 웃는 사람은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인식하지만, 전반엔 차갑다 후반엔 웃는 사람은 자신과 잘 맞아서 상대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생각하게 돼서 라고 한다.



2. 첫 데이트에 하지 못할 대화는 없다


뻔한 대화를 하면서는 상대방에 대해 알 수 없다. 처음부터 깊은 대화를 하면 이 관계가 오래 지속할 만한 관계인지 아닌지 미리부터 감을 잡을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이 대화하기 꺼리는 주제, 예를 들어 종교나 정치정 성향 같은 것들부터 이야기하는 게 시간 낭비를 줄이는 방법인 것 같다. 친구나 지인 간에는 굳이 서로 얼굴을 붉힐 만한 대화를 할 필요가 없지만 연애를 전제로 하는 만남에서 서로 가치관이 잘 맞는지 확인하는 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같다.



3. 한 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본다.


한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그 사람에게 집중하면서 그 사람과 나를 맞춰 보았던 예전에 했던 연애 방법보다 여러 명을 분산해서 만나니 한 명한테 너무 집중하거나 매료되는 일이 없어서 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고, 내가 어떤 성향을 선호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사람을 물건 고르듯이 만나본 게 그리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연애와 담을 쌓고 살았던 나를 연애 세계에 노출하기 위해서는 좀 극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동반자를 찾는 과정의 기반이 되는 연애를 깊이 탐구하기 위해 하나의 틀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데이팅 프로젝트 중 얻었던 노하우는 또 다른 중요한 첫 만남인 면접에서도 똑같이 적용됐다. 정말 긴장되는 자리이지만, 면접에서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민감할 수도 있는 진실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항상 ‘나를 안 뽑으면 이 회사 손해다’라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행동했다. 면접관과 빨리 친밀해질 수 있어서 합격률이 높아졌다.




수많은 데이트에 나가면서 잘 모르는 이성과 대면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편안해졌고, 전에는 자신이 없었던 연애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성스러운 척’을 하지 않아도 내가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처럼 행동할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3개월을 끝으로 더 이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3개월 동안 만난 사람들 중 서로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번 데이트했던 서너 명 만을 남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9. 최고였던 25번째 첫 데이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