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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Feb 04. 2020

성취욕이 강한 사람에게 최고의 도구, 운동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만 29세인 지금까지 운동과 동행해 왔다. 나와 운동의 관계는 15년을 넘는 시간 동안 어떤 때는 뜨겁고 어떤 때는 차갑게 이어져 왔다. 극단적 하기도 하도 1~2년 동안 쉬기도 하면서 나에게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처음엔 몸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제는 정신건강을 위해 안 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어떨 땐 과도한 성취욕을 컨트롤해주는 좋은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성취, 꾸준함에서 오는 자신감

운동이라는 작은 성취를 이루고 나면 오늘 나를 위해 이로운 무언갈 했다는 뿌듯함이 들고 자신감을 얻는다. 하루에 하나,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꾸준히 하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기고,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노력하는 게 재밌어지고 의욕적이 된다. 쉬고 싶어 하는 몸을 일으켜서 무언갈 꾸준히 한다는 사실이 나는 의욕적인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들게 한다. 운동을 해서 몸을 바꿨던 성취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일을 시도할 때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아침에 운동하면 긍정적인 기운이 하루 오랫동안 지속되고, 저녁에 운동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아침이 개운하다. 




불안감 해소

나는 스스로가 너무 부족한 것 같은 불안감을 종종 느낀다. 특히 운동을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 때 더 자주 느낀다. 성취욕이 강한 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불안감을 느끼게 하고 자책하게 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운동을 하면서 불안감을 컨트롤하는 것이 더 쉬워진 것 같다. 스스로가 고인 물 같이 느껴지는 자기혐오에 빠질 때마다 운동이 큰 도움이 됐다. 무력감을 이겨내고 몸을 일으켜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단련한 후, 오늘 하루 건강을 위해 운동이란 노력을 한 나를 "잘했다" 고 칭찬해 주고 자주 반복하니 불안감이 해소되고 스스로를 한심하게 느끼는 일이 점점 줄었다. 이상은 원대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답답할 때도 한바탕 운동하고 나면 넘치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소모되어서 좀 평온해지기도 했다.  




생각의 리셋 버튼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운동을 했다가 오전에 일에서 막혔던 생각이 불현듯 뚫리기도 하고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는 걸 느끼는 일이 자주 있었다 (특히 달리기 할 때). 나중에 알고 보니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서 사고 능력이 더 좋아지고 기억력도 더 좋아진다고 한다. 활발한 신체활동이 뇌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더 똑똑해진다니! 그래서인지 요즘엔 일하는 데스크에 러닝머신을 설치하거나, 미팅도 앉아서 하지 않고 밖에서 함께 걸으면 하는 워킹 미팅이 유행하고 있다. 나도 몇 번 해봤는데 기분도 더 좋아지고 생각도 더 활성화되는 것 같고 아이디어도 번뜩번뜩 떠오르는 것 같다. 




정신이 몸을 마주하는 시간

평소 내 몸과 건강에 충분히 감사하지 않고 살아가기가 참 쉬운 것 같다. 내 몸은 내 정신의 뜻대로 움직여 주고 나를 굴러가게 해주는 감사한 매체인데 평소에 그 사실을 자각하지 않고 몸과 건강을 당연시하고 살아간다. 마치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삶을 소비하듯 평생 내가 쓸 몸은 이 몸 하나 뿐이란 걸 염두에 두지 않고 건강을 소비한다. 몸에 해로운 다양한 것들을 하기도 하면서 홀대하기도 한다. 운동은 그런 내게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시간이다. 


운동을 하는 동안만큼은 내 몸에 집중하면서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점검하고 자세도 바르게 하면서 몸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전날 음주를 했거나 수면이 부족하거나 한 상태로 운동하면 어김없이 몸은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나의 정신과 삶은 내 몸에 종속되어 있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투자, 사랑 등 모두 건강이 있어야 이룰 수 있는 거고, 내게 주어진 이 몸을 관리해야 나의 삶이 잘 이어져 나갈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의를 준다.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외모

마지막으로 외모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운동하는 이유 중에 외모 유지보다 정신건강 유지가 더 중요해졌지만 <외모는 자존감이다>라는 베스트셀러 책도 있다시피 외모는 자존감과 직결되어 있다. 타인의 호감을 사는 외모가 긍정적인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되고 일 관계에서도 도움이 된다. 특히, 인맥을 넓히는데 인상과 외모는 아주 중요한다. 비즈니스로 만나는 사람들의 호감을 살 시간이 잠깐밖에 없기 때문에 외모가 호감적이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오로지 외모만을 위해 하는 운동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의 진가를 알아볼 수 없게 하기도 하니 밸런스를 잘 찾아야 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운동이 싫었지만 시간이 흘러 운동의 결과보다 운동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운동이 주는 선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운동이 외모관리를 떠나서 매일 나의 정신을 컨트롤하고 나를 사랑하는 행위가 되었다. 매일 나를 (그리고 나만을) 위해 긍정적인 무언가를 하는 게 나의 하루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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