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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Oct 28. 2020

싼 지역 부동산 투자의 단점

부동산 투자, 싼 지역 부동산 투자, 미국 부동산 투자 

3년 전부터 비지니스 파트너와 함께 아주 싼 1억 이하의 집 4채에 투자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산 집의 가격은 $42,000 (약 5천만원) 이었다.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샀긴 했지만 시장 가격도 1억 이하였는데 지금 그 집에서 나오는 월세는 연 $13,200 (약 천 5백만원)이다. 이 전 글에 싼 집일 수록 비율로는 월세가 많이 나온다는 글을 썼는데 (월세에 최저 가격 제한이 있어서) 이 집은 수익률이 아주 좋은 집이다. 그러나 이 집들을 관리하는 경험을 통해 싼 지역 부동산의 단점도 배웠다.   


1. 세입자를 들이기 힘들다. 


내가 투자한 동네는 아직까지 꽤나 위험한 동네다. 치안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소득이 낮은 지역이고 길가에서 마약중독자로 보이는 사람들을 목격하는 일도 종종 있다. 월세를 꾸준히 받기 위해서 내가 원한 세입자의 조건은 1. 신용이 나쁘지 않고 2. 연 소득이 월세 대비 괜찮아야 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소득과 신용이 월세 대비 괜찮은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신청서를 5개 정도 받으면 1개가 괜찮은 정도였다. (사실 20대 여자인 나로써 투자하기엔 위험할 수도 있는 지역이라 혼자라면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이 내 비즈니스 파트너는 40대 백인 남자다.) 


한 번은 신용과 소득이 나쁘지 않은 20대 초반 여자 2명의 application (신용, 소득, 범죄 기록등이 적혀있는 지원서) 를 받았는데, Facebook에서 검색해 본 결과 한 명은 지원서에 적혀 있지 않은 아기가 있었고 (같이 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약에 취해 있는 듯한 사진들도 찾았다. 나는 세입자 지원 신청서를 받으면 무조건 그 사람들의 SNS를 확인해 보는 편이다. 


괜찮은 세입자를 찾으려면 꽤 오랜 시간 집을 공실로 두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관리비, 세금은 물론이고 융자가 있다면 공실로 두는 시간 동안 나가는 이자가 아까울 수도 있다.   



2. 세입자가 들어와도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고소득 세입자와 비교해서 저소득 세입자의 가장 큰 리스크는 월세를 내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거지만, 더불어 다른 리스크들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집에 너무 여러명이 산다던가, 물건을 파손하고 혹시라도 배상해야 할까봐 알리지 않아서 더 큰 문제가 생긴다던가) 한 번은 어렵게 구한 세입자가 1년 계약을 한 후 5개월 정도만 살고 이유도 알리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떠나 버린 적이 있다. 집도 치우지 않고 많은 물건을 그냥 두고 나가서 덤프 트럭을 불러서 집에 있던 모든 쓰레기를 치워야 했다. 세입자를 중개한 댓가로 중개인에게 1달치 월세를 이미 중개비로 지불했었는데 5달 후 또 중개비를 내고 세입자를 구해야 했다. 이런 식의 비용이 쌓여서 집의 연 수익을 낮춘다.  



3. 구/시청이 우호적이지 않다.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미국은 구청, 시청마다 집을 세주는 법이 다른데 이 지역은 집주인에게 매우 엄격하게 법을 세워서 집을 세주려면 절차가 매우 복잡했고 모든 절차에 따로 비용이 들었다. 다른 지역에는 없는 절차와 없는 비용이 정말 많았다. (아마 이렇게 자잘한 비용을 걷어서 시의 재정을 운용하는것 같다. 차라리 목돈으로 내 버리고 골머리를 썩지 않는 편을 나는 훨씬 더 선호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우리가 산 집들은 그 지역의 다른 집들보다 훨씬 더 상태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트집을 잡아서 절차를 하나씩 해결하려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전화도 잘 받지않고, 이메일도 잘 쓰지 않고, 무조건 우편으로만 소통했고, 직접 방문해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고 심드렁 했고,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매우 느려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흰머리가 생겼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은 모든게 스탑되어서 수익을 낼 수 없었다.



4. 구매 가격/연 수익 대비 수리비가 많이든다.  


싼 지역이라고 해서 비싼 지역보다 수리비가 월등히 싼건 아니다. 비싼 지역은 노동비용이 더 비싸서 수리가 조금 더 비쌀 수는 있지만, 예를들어 창문을 갈아끼우는데 비싼 지역은 인건비는 조금 더 높겠지만 창문의 가격은 싼 지역이던 비싼 지역이던 같다. 그래서 싼 부동산은 수익 대비 수리비/관리비가 많이 드는 편이다. 그래서 제대로 집을 관리하지 않는 집주인들도 많다. 



5. 집을 여러채 관리하는건 힘들다. 


예를들어 10억의 돈으로 1억짜리 집 10채를 사는 것이 10억짜리 집 1채를 사는 것 보다 수익률은 훨씬 높지만 관리도 10배 더 힘들다. 투자자의 노동과 정신력을 갈아넣어서 수익을 높이는 것이다. 다음에는 수익 부분도 좋고 관리 부분도 수월한 다세대 부동산을 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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