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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May 02. 2021

무력감의 원인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울감과 무력감은 종종 함께 옵니다. 무엇이 먼저랄 것도 없이 우울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괴감이 들어서 더욱더 우울해지는 쳇바퀴가 반복되기도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무력감을 탈출하기 아주 쉽습니다. 그저 무엇인가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하면 (그게 무엇이던) 보통 기분이 훨씬 나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몸을 움직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는 책 Feeling Good의 저자 David Burns 박사가 말하는 무력감의 원인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쓰고, 다음 글에서는 무력감 퇴치 방법에 대해 쓰겠습니다.




무력감에 대한 오해

많이들 무력감의 원인을 오해하곤 합니다. 다음은 종종 무력감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들입니다.


1. 무력감은 게으름에 의한 것이고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천성이 원래 게으르다. 

누구나 게으름을 느끼는 때가 있는 것뿐이지 '게으른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게으른 사람'이라고 꼬리표를 붙이는 건 일시적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단지 판단하고 평가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렇다면 모든 사람은 '게으른 사람'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2.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해하듯 자신을 해하려는 욕구가 있다. 무력감에서 비롯되는 우울감을 즐긴다.

우울감과 무력감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힘든 감정이기도 합니다. 고통을 즐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울감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손톱과 손가락 사이에 바늘을 찔러 넣는 걸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 고통을 즐길 수 있을까요? 우울감과 무력감도 다르지 않습니다. 


3.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다.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은 슬픈 것이지 누군가를 해하려는 화나 악한 의도가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 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봐 걱정하기는 해도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4.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우울해서 받는 관심을 즐긴다. 

우울한 사람이 관심을 받기도 하고 관심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관심을 받아도 그 관심을 온전히 즐길 수 없습니다. 자신을 낮게 생각하기 때문에 관심을 받아도 오히려 '내가 얼마나 별로인지 몰라서 저러는 걸 거야'와 같은 오해를 하며 관심을 내면에서 밀어내기도 합니다. 



무력감의 원인 


끝내지 못한 일들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적어보면 무력감의 원인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보통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다 하기 싫다. 해도 어차피 잘하지 못할 거야. 나는 무언갈 제대로 할 때가 별로 없어/무언갈 해도 그리 기쁘지 않아'라는 감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고 나면 실제로 자신이 무력하고 쓸모없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러면 처음의 나쁜 상상을 사실로 믿게 된 후 더욱 우울해지게 되고 무력하고 고립된 생활을 이어나가기 쉽습니다. 다음은 흔한 무력감의 원인입니다.


1. 희망 없음

이미 자신을 희망 없는, 갱생 불가능한 사람으로 단정 짓고 앞으로도 무력하고 우울하게 살아갈 거라는 생각입니다. 


2. 속수무책

자신의 무력한 감정이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호르몬이나 유전자, 혹은 운명과 같은 불가항력에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는 마인드셋입니다. 


3. 스스로에게 주는 부담

해야 하는 일을 머릿속에서 크게 부풀려서 자신은 절대 할 수 없을 거라고 믿어버리는 경우입니다. '그 일은 정말 힘들 거야'라고 먼저 상상해버리는 건 마치 일생에 먹을 모든 음식을 눈 앞에 쌓아놓고 그걸 다 먹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4. 섣불리 내리는 결론

'하고는 싶은데 재미없을 것 같아' 혹은 '하고는 싶은데 못할 것 같아'라는 식으로 섣불리 예측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5. 스스로에게 붙이는 꼬리표

자신은 '게으른 사람'이라던가 '할 일을 항상 미루는 사람'이라고 꼬리표를 붙여서 스스로를 좌절시키면 무언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힘듭니다. 


6. 보상 경시

'어차피 이 일을 해도 소동도 없고 난 여전히 별로일 거야'라는 마음으로 무언갈 했을 때 어차피 크게 보상받지 못할 거라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입니다. 


7. 완벽주의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면 완벽하지 않게 처리할 바에야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결론 내립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8. 실패에 대한 두려움

한번 실패하면 그 실패가 마치 자신을 정의한다고 느끼고 다른 것에도 실패할 거라는 잘못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9. 성공에 대한 두려움

자신감이 없어서 성공한다고 해도 그건 운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며, 성공하게 되면 타인이 자신에게 큰 기대를 할까 봐 두려운 경우입니다. 


10. 비난에 대한 두려움

실패하면 타인에게 나쁘게 평가받을까 봐 두려운 경우입니다.


11. 강제에 대한 반발

타인이나 자신으로부터 '꼭 이걸 해야 해'라는 식으로 압박을 받아서 그 압박에 대한 반발심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무력감은 죄책감을 동반합니다.


12. 좌절감에 대한 두려움 

힘듦이나 좌절감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이상적인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 자신의 현 상황을 책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이렇게 했는데 왜 완벽한 몸매를 가지지 못한 거지?'라는 식의 생각입니다. 자신에 대한 쓸데없는 비난이기도 하고 노력하기 싫어지는 생각입니다. 


13. 죄책감과 자책감

자신으로 인해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스스로에게서 박탈시키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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