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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Mar 01. 2020

허투루 새지 않는 미니멀한 소비 기준

어쩌다 보니 미니멀리즘 

저는 미니멀리스트는 아닙니다. 그런데 대학교 때부터 11년의 자취생활 동안 13번이 넘는 이사를 하면서 나름대로 미니멀한 소비패턴을 가지게 됐습니다.  물건을 살 때마다 '이사를 갈 때 피곤한 몸으로 이 물건을 싸면서도, 그래도 이건 꼭 필요한 물건이야, 라는 마음이 들 물건인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래는 제가 물건을 살 때 체크하는 항목들이고 하나라도 해당되면 구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1주일에 한번 정도 이 물건이 있었으면, 하고 희망하는가? 

예: 식기세척기, 휴대용 배터리 충전기 


하나를 삼으로써 하나를 버릴 수 있으면서 새로운 기능까지 추가된 물건인가?

예: 인스턴트 팟

자리는 더 차지하지 않으면서 기능은 더 업그레이드된 물건의 대명사가 인스턴트 팟이라고 생각합니다. 찜기능, 밥 기능, 죽 기능, 육수 기능, 볶음 기능 등 수많은 기능이 있는 데다가 불 앞에 서있을 필요 없이 취사를 눌러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 구입했고, 인스턴트 팟을 사고 큰 육수용 냄비를 버려서 짐을 줄였습니다. 로드트립에 갈 때도 가지고 다니면서 숙소에 부엌이 없어도 라면도 끓이고 소시지도 굽습니다. 


이 물건을 삼으로써 시간이나 돈을 아낄 수 있는가? 혹은, 벌 수 있는가? 

예: 커피머신 

3~4년 전에 20만 원 상당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한 후 커피를 사 마시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집에서 고급 원두를 사용해도 매일 밖에서 사 마시는 것보다 훨씬 절약이 되고 맛도 더 좋습니다.


유용하면서도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으론 대체 불가능한 물건인가? 

예: 에어 프라이어

빠르고 간편한 데다가 보통 집밥으로 만들기 힘든 식감을 내서 에어 프라이어를 사고 나서 배달음식을 시키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치킨이 먹고 싶을 땐 생닭 날개를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먹고, 피자가 먹고 싶을 땐 마트에서 산 냉동피자에 집에 있는 재료로 토핑을 해 먹습니다. 너무 유용해서 친구 3명한테 선물했습니다.  


이 물건으로 인해 내가 발전할 수 있는가? 

건강: 요가매트 같은 운동기구. 외식을 줄여주는 요리기구

청결: 코드리스 청소기, 로봇 청소기

지식: 책, 혹은 전자 리더기


필수품이 아니라면, 이 물건으로 인해 1주일에 한번 이상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가? 

예: 식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이라면, 필수품이 아니어도 사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옷을 살 때, 자주 입을 옷인가? 

이 옷이 내가 가진 비슷한 옷 중 가장 나은가? 

혹은 독보적인 스타일인가?

예: 고가의 운동복

옷을 살 때는 한번 입을 때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만 원짜리 옷을 한번 입으면 한 번당 만원이지만, 10만 원짜리 옷을 100번 입으면 한 번당 천 원입니다. 가지고 있는 같은 종류의 옷들 중 가장 나은지도 생각합니다. 가장 나은 옷에만 유독 손이 가게 되어 있어서 가장 낫지 않으면 살 필요가 없습니다. 




이 항목들을 체크하면서 물건을 사고 손이 안 가는 물건들은 버리거나 중고시장에 팝니다. 그 결과 요새는 가진 거의 모든 물건들이 이 유용하거나 애착이 가는 물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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