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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Apr 15. 2020

새벽 5시에 기상해 보다

미라클 모닝, sunrise, 일출, 건강, 기상, 새벽, 아침

처음 어떤 사람들이 새벽 4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천성이 게을렀던 나는 대체 해도 안 뜬 시간에 왜 일어나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근 7년 동안 삶을 최적화시키려고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왜 그들이 새벽 4시에 일어나야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이 바쁜 사람들은 모두가 출근하는 아침 9시부터 저녁에 몇 시가 될지 모르는 시간 동안 일을 하기 때문에 일 외에 따로 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일찍 일어나서 해결해야 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운동, 명상, 하루에 있을 일들을 정리하기 등이 이것들이다. 일 외에 해야 할 것들이 많을수록 이 모든 것들을 아침에 해결하기 위해서 기상시간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직접 해봤다. '4시에 일어났는데 오히려 너무 할 게 없어서 다시 잠들면 어쩌지?'라는 기우로 5시에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불을 켜고 잠시 앉아 명상을 하면서 잠을 깨우고, 스트레칭을 하고, 근력운동을 조금 하고 요가 소년의 25분 아침 요가를 했다. 운동을 하니 확실히 몸의 세포들이 활력이 넘치고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내일은 40분 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운동이 끝난 뒤 씻고 격리기간이어서 외출할 일은 없지만 당장 외출해도 좋을 만큼 단정한 옷을 입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아무리 집안에만 있어도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거울을 볼 때 내 모습이 단정하면 정신도 더 정돈된 느낌이기 때문이다. 외모를 단장한 다음에는 담요를 개고 집을 정리하고, 점심에 먹을 음식을 꺼내놓고, 따뜻한 차와 차가운 커피를 마시면서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았다. 해가 뜨니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하니 왜 일찍 일어나야 하는지 실감했다. 운동을 하면 좋고, 음식을 건강하게 먹으면 좋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 혈액순환에 좋고, 주변 환경과 외모를 단정하게 하면 정신건강에 좋은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것들은 '하면 좋지만 하기 번거로운 것들'이기 때문에 하기 쉽지 않다. 하면 좋지만 꼭 해야 하는 것들은 아니고, 직장 등 이것들 보다 먼저 우선순위가 되는 다른 일들이 얼마든지 많다. 우리의 시간은 한정적인데 이것들은 시간도 많이 들어가고,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 나면 더 이상 무언갈 할 마음이 들지 않고 쉬고만 싶다. 그런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이것들을 하면, 하루에 해야 하는 긴 리스트 중에 중요도는 낮고 하기 번거롭지만 해야 하는 것들을 먼저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귀찮지만 하면 좋은 것들을 먼저 해치우고 하루를 시작하니 꼭 해야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마음이 더 여유로워지는 것이다. 


더불어 해 뜨는 것을 보는 기쁨이 있다. 출근 준비로 아침을 시작하거나 핸드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면 출근해서 해야 하는 업무가 머릿속을 채워서 눈 뜨자마자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그런데 아침에 해 뜨는 것을 바라보면 아, 세상이 눈을 뜨는구나.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세상이 눈을 뜨는 모습은 이런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현재에 존재할 수 있다. (나는 틱낫한 스님이 "행복은 현재에만 존재한다"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나서부터 현재를 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아침에 일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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