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 고요 속의 시선

by 마음뚠뚠

안동의 고택에 머물던 날

가족들과 늦게 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5월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밤에는 아직 쌀쌀해 모닥불을 피우고

살가운 속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흘러가는 물소리만 나는 가운데

고택 앞 냇가 너머에서 낯선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후……우ㅡ…… 후우우……” 하는 낮은 울림.

처음엔 착각인가 싶었지만,

한참을 귀 기울이니 분명 올빼미였다.

그 소리는 조용했지만 묘하게 힘이 있었다.


낮의 새들이 활기와 속도를 상징한다면,

올빼미는 정반대의 세계를 산다.

그는 움직임보다 기다림을 알고,

소리보다 침묵으로 세상을 읽는다.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몸은 쉬고 싶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어딘가를 달리고 있다.

그럴 때면 문득 생각한다.

‘나는 정말 멈춘 적이 있었던가?’


올빼미는 어둠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그의 커다란 눈은 단순히 시야가 좋은 게 아니라,

빛이 거의 없는 곳에서도

아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세상의 숨소리를 듣는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눈부신 낮의 세상에서만 의미를 찾지 않고,

조용한 시간 속에서도 내 마음의 결을 느끼는 삶.

요즘 나는 하루의 끝에서

조명을 줄이고, 음악을 끄고,

그저 창밖의 어둠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그 시간에는

생각들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불안도, 걱정도, 미련도

조용히 자리로 돌아간다.


그 속에서 나는 조금씩

‘관찰자’로서의 나를 회복한다.

“빛이 없는 곳에서도

세상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올빼미의 눈빛처럼,

올빼미의 소리 없는 비행처럼,

내 마음도 이제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고 날아다니고 싶다.

그건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어두운 가운데 나만이 볼 수 있는

시간에서 오는 선물이기를 바란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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