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를 쓰는 동안
생각보다 자주 멈춰 섰습니다.
무엇을 더 써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이미 써놓은 문장을 다시 읽으며
그 안에 남아 있는 제 마음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재에서는
자꾸만 속도를 낮추게 되었습니다.
너무 빠르게 지나쳐온 시간들,
아무렇지 않은 척 넘겨버린 감정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던 순간들이
문장 사이에서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새를 바라보는 시간은
제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닮아 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확인하려 들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
그 태도는 어느새
글의 방향이 되었고
하루를 대하는 제 자세가 되었습니다.
이 연재는
새에 대한 기록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 새들을 바라보며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위로나 답을 찾기보다는
지금의 제 마음이
어디쯤 와 있는지를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글이 잘 써진 날도 있었고,
한 문장도 마음에 들지 않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날의 문장을
쉽게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그 문장들 안에는
그날의 제가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이 연재를 통해
저는 새를 보며
삶의 속도를 조율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더 멀리 가기보다는
지금 서 있는 자리를 놓치지 않는 법을
익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이 사유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새를 통해 배운
기다림과 거리,
여백과 반복의 감각은
음악을 들을 때도
비슷하게 느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 일 없는 저녁,
창밖이 조용해진 시간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 속에서
저는 여전히
같은 질문으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의 나는
어떤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애써 붙잡고
무엇을 내려놓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그 사유를
클래식이라는 또 하나의 풍경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보려 합니다.
물론 저의 새에 대한 관심은
항상 제 일상에 있을 것입니다.
전문적인 해설이 아니라,
어떤 하루의 공기와 겹쳐 남아 있는 소리,
삶의 장면에 스며든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연재는
여기까지 내려놓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듣고, 느끼며
삶을 정리하는 일은
형태만 바꾼 채
계속될 것입니다.
새가 다시 나타나듯,
음악 또한
다른 순간에
조용히 말을 걸어올 것이라 믿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