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차라리 빈말이라도

by 휴운

나는 마음에 없는 말은 못해.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

자신의 정직함과 가식없음을 내세우며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가식과 거짓말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라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름 소신이 뚜렷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했었다' 라는 과거형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은 전적으로 그 말에 동의하지는 않는 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너무 솔직하고 정직한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착한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또는 난처해하지 않도록 거짓으로 하게 되는 말이다. 거짓말이라는 단어의 앞에 굳이 착하다는 수식어를 붙인 까닭은 거짓말을 하는 행위에 부여하는 정당성일 것이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전제 하에서의 거짓말. 오히려 누군가의 마음이 나의 뾰족한 말로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배려의 의미가 담겨있다.


누군가 위선과 위악 중 굳이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위선을 고르겠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공허한 빈 말일지라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그 상황에서의 배려가 될 수 있다면.

내 생각과 마음에 솔직하게 살리라는 자기 만족감에 취한 말들로 상대방을 찔러버리기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지켜주는 말로 평화로워지기를 택하겠다.


건네는 말에 진심을 담지는 못하더라도, 대신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꾹꾹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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