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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그랬다. 너무 일이 잘 풀리거나 행복하고 기쁘면 불안했다. 운수좋은날 소설에 너무 깊이 감명받은 탓이었을까. 마치 현재의 행복이 곧 먹구름이 다가오기 전의 폭풍전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순도 100퍼센트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반대로 대체 나에게 왜이럴까, 싶을 정도로 힘든 나날들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덤벼올 때. 이러다 지하 암반수까지 닿을 정도로 끝없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 때에도 근거없는 믿음으로 버텨왔다. 이렇게 침잠하다가도 어느순간 버티고 흘려보내고나면 수면까지 천천히 떠오를 거라고.
포레스트검프와 하루키의 인생은 초콜렛상자 이론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나의 인생 여정은 본능적으로 평균에 수렴하는 삶을 좆아왔다.
넘치면 흘려보내고 부족하면 천천히 채워지기를 기다렸다. 그게 무엇이든간에.
물론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일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역동적인 삶보다는 균형을 추구하는 삶을 원하기에.
늘 표준분포 그래프를 그리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