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속마음과 겉마음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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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말과 행동은 일차원적이다. 기쁘면 기쁜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감정들이 숨겨지지 않은 채로 얼굴의 표정에서, 말투에서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마음과 감정이 숨겨지지 않는다는 것은, 보여지는 것과 다른 모양으로 포장하여 몰래 숨겨둔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오롯이 꺼내어 놓는 일이 쉽지가 않다. 솔직하게 마음을 꺼내어 보였을 때마다 받게 되었던 상처나 허무함. 공감받지 못함으로 인해 더 커져버리는 쓸쓸함.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보여야만 하는 모습, 상황에서의 책임감 등이 점점 더 속마음을 여과없이 끄집어내는 것을 가로막는다. 얼굴을 감싸고 있는 얇은 표피 바로 아래층에 나의 진짜 마음과 표정은 숨겨진 채로. 그 상황에 최적인 모양으로. 가장 적합한 형태의 마음과 감정으로 정돈하여 드러내고야 만다.


속마음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속마음과는 다른 겉으로만 드러나게 되는 '겉마음'의 존재와의 양립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은 하나이면서도, 둘이 될 수 밖에 없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슬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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