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주인공이 별 건가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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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 거의 모든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존재한다. 사건이나 서사의 중심이 되는 인물. 그리하여 가장 자주 등장하고 언급되는 사람. 어떤 이야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


접해온 모든 매체에서 우리는 주인공, 그리고 조연으로 이루어진 서사들을 접하며 자라왔다. 그렇기에 주인공의 존재를 너무 거창하게 인식하도록 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의 앵글이 주인공의 시선으로 그려지기에 자연스럽게 마치 주인공이 된다는 건, 세상의 중심이 되는 일처럼 세뇌당한 것은 아닐까 하는.


그래서인지 나는 부러 주인공의 시선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 보기도 한다. 마치 사춘기 중학생 같은 소심한 반항처럼. 주인공의 주변에 늘 존재하고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는 그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를진대, 주인공에 대적하는 상황과 갈등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질타와 적대심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 반대로 그 인물들의 삶 속에서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주인공의 존재가 그들의 삶 속에서 주변인일 텐데 말이다.


주인공이 별 건가.

그냥 나의 주관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것을.

주체적인 삶,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이라든지.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고유한 나만의 철학 같은... 거창하고 고상한 것들을 실천하거나 지니고 살아가지 않더라도.

그저, 나름대로 나만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 각자의 삶에서 이미 주인공이다.

내 삶은, 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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