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축적의 시간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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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마음이 동동거리던 나날들이 있었다. 하루가 지나가고 또 훌쩍 한 달이 흐르고. 하루를 살아내는 일의 무게는 억만겁 같은데 그 하루가 흘러가는 속도는 왜 쏜살같은지. 이렇게 흘러가다보면 미처 무언가 내 안에 주워담을 틈도 없이 세월이라는 열차에 실려 이름모를 역에 도착 해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조금씩 변한 듯한 기분이 든다. 변한 것은 다름아닌 나의 마음이겠다. 시간이 한 방향으로 하릴없이 흘러간다는 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러했고,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라는 열차에 올라 어딘가로 향해 달려가는 여정 속에서, 실은 모든 것들이 조금씩은 달라지고 있었다는 것. 내가 애쓰든 애쓰지 않았든. 숨만 쉬고 있었던 그 순간들조차 내 안에는 무언가가 쌓여가고 있었다. 어떤 날에는 기쁨과 보람, 업적과 성취같은 것들이. 어떤 날에는 절망과 좌절, 슬픔과 자괴감까지도.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차곡 차곡 쌓여 내가 된다. 어제와 다른 나. 오늘의 나와 달라질 내일의 나.

매 순간이

쌓여가는, 축적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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