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내 마음을 훔칠 준비

by 휴운


*

마음이 사로잡힌다는 것은 의지로 거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기울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심지어 그 순간 다른 모든 것들이 아웃포커싱되는. 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소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짝사랑의 상대처럼 늘 생각이 나는.


그렇게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든 것이다.

앎의 영역을 넓혀주고, 깊어지게 만드는 모든 형태의 것들. 모두에게 인기있고 유명한 것들 보다, 나만의 흥미와 관심사를 자극하는 것에 마음이 혹한다.

아름답지만 이상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순간 내가 꽤 괜찮은 미적 감수성을 지닌 사람인 듯한 착각에 푹 빠져보는 경험.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든 책에서 얼마 전 읽었던 책애서 수집해 둔 단어를 다시 만났을 때의 반가움. 어떤 것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촉매가 되어 신청할까 말까 고민했던 강의를 나답지 않은 추진력으로 덜컥 신청해버리고서는 스스로 뿌듯해하는 웃긴 마음.


그렇게 수많은 무언가들이 내 마음을 훔칠 준비를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의 모든 촉각을 세워 집중하지 않으면, 자칫 모두 놓쳐버린 채로 흘러가버릴 것이니.

조금 더 섬세한 시선으로 내 삶의 주변을 둘러보아야 겠다. 내 호기심에 똑똑 노크를 해 오는 모든 것들에게, 더 내 마음 활짝 열어줄 수 있도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롤모델은 필요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