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인플레이션의 범람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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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는 왠지 나와는 다른 세상의 것으로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아마 내가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거나, 그것을 체감하기에는 너무나 미미하게 생산과 소비활동을 하였던 시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만 같던 그 단어를 일상에서 겪어내며 의미를 체득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고 소중한 나의 월급은 여전히 유아기에 머물러 있는데, 고작 며칠 새에도 과자 값과 커피 값은 언제 그렇게 나 몰래 훌쩍 자란 청년이 되어있는지.

그렇게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마치 일상의 벗처럼 느껴지는 삶 속에서, 자매품처럼 쏟아지는 인플레이션들의 범람을 목격하고 있다.

가격은 유지한 채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마찬가지로 동일한 가격에 재료를 값싼 재료로 대체하는 스킴플레이션. 묶음 판매인데도 낱개 판매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는 번들플레이션, 여러 기업들이 탐욕을 가지고 품질 대비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물가 상승을 가중시키는 그리드플레이션 등등.

이런 인플레이션의 범람 속에서 나 하나의 바둥거림이 큰 돌파구를 만들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라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나는 당당히 MZ세대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포지션에 있긴 하지만, 새로운 세대가 지닌 정보력과 아이디어, 소통능력은 아마 이 인플레이션 시대를 능동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반짝이는 집단 지성이 지닌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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