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들? 반가워!"
와글와글 필통 속에
새로운 친구가 나타났어요
새초롬한 모서리
거뭇한 얼룩 하나 없는
핑크빛 새 지우개
"네 핑크보다 내 핑크가 더 화려하지!"
형광펜이 우쭐대며 말했어요
"요즘 누가 연필 써?
다들 샤프 쓰지!"
샤프는 뭉툭한 연필을 보며 코웃음 쳤어요
그때 연필이 말했어요
"여기 있는 우리 모두
제자리가 있어.
누군가는 분명히
우리를 필요로 해."
또르르—
그 순간,
손톱보다 작은 지우개 조각 하나
필통 속으로 쏙 들어왔어요
오래전에 잃어버린
낡은 지우개 조각이
책 틈에서 발견되어
다시 돌아온 거예요
작은 지우개가 말했어요
"새롭고 예쁜 것만
중요한 게 아니야.
나도 아직,
지울 수 있어."
필통 속 친구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