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좋아해서, 잘 하고 싶은 마음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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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청개구리같은 마음이 있다. 그것이 바람직하고 발전적이며 꼭 해야하는 일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누군가 시키면 하기 싫어지는 마음. 내가 알아서 할거야, 괜히 짜증을 내며 삐죽이게 되는 마음. 실은 그런 종류의 일들은 보통 내가 스스로 하고싶거나 즐거운 마음이 들지 않는 종류의 일인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아무리 야채와 건강식품의 유익함을 설명해봤자, 손톱만한 것도 삼키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부지런히 당근과 오이를 골라내는 젓가락질을 멈추게 할 수 없듯이.

아이시절에도, 훌쩍 자란 어른이 되어서도 그 마음은 마찬가지인 듯 하다. 물론 사회인이 되어서는 내 의지, 선호에 상관없이 ‘의무’라는 이름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 좋아하지는 않지만 꼭 잘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하고싶은 일들보다, 해야하는 일들을 미션처럼 수행하며 살아가게 된다.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아.. 하기 싫다’는 마음을 꾸깃 꾸깃 숨겨두고서.

그래도 가끔씩 주머니에서 송곳처럼 불쑥 튀어나오는 마음들도 있다. 실은 내가 좋아했던 일들. 잘하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고 즐거운 일들. 누가 시킨것도 돈이 되는 일도 아니지만 그냥 좀 잘 하고 싶은 일들. 누가 칭찬해주는 건 아닌데, 내 자신이 나를 응원해주고 싶어지는 일들이다.

누구에게나 이런 일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좋아해서 좀 더 열심히 잘하고 싶어지는 것들. 누가 시키지 않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생업과 관련이 없으니 현생에 타격도 없는 그런 것들. 그런 숨구멍이 삶의 구석구석에 자주 있어준다면 억지로 힘내야 하는 서글픔들이 조금은 지워지지 않을까. 나와 모두의 삶에 다채로운 양념이 되어주는 그런 일들이. 좋아하는 마음이 동력이 되어 마구 잘하고 싶어지는 마음으로 자라나도록. 그러다보면 또 누가 아는가. 진짜 좋아하는 만큼 잘하게 될 지. 또 그 것이 내 삶을 어떻게 바꾸어 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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