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임계점을 넘는 순간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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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용어로 임계점이란,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다른 상태로 바뀔 때의 온도와 압력을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한계를 넘어서는 지점이나, 다른 상태로 변화하는 한계점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맬컴 글래드 웰이 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어떤 일이든 1만 시간을 채워야 특정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무언가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면,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바꾸어 나가고자 한다면 1만 시간에 상당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나를 비롯한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우리는 빠르고 즉각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다. 기술의 발달은 수많은 것들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으나 그로 인해 우리는 쉽고 간단한 것들을 찾게 되었다. 어렵고 복잡한 것보다는 쉽고 간단하고 실패 가능성이 낮은 것에 마음이 기운다. 사소한 실패와 실망도 피하고 싶다. 오죽하면 식당에서 메뉴를 정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에도, 나와 최대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수많은 리뷰를 정독하며 최대한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려고 할까. 내가 원하는 상태와 지점에, 가능하면 안전하고 신속하게 다다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뚫어보지 않은 간접적인 경험으로 이루어 낸 것들은 또 다른 실제 상황에서 나만의 돌파구를 찾아낼 근력까지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천천히, 꾸준히, 숱한 실패와 경험들 속에서 온 몸으로 익히고 감각에 탑재된 것들이 결국은 나의 저력이 된다.


삶에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들의 대부분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간절히 바라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임계점이 내 생의 어느 지점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직접 부딪히고 익히고,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보아야 한다. 언젠가 임계점을 넘게되는 순간, 그 모든 과정들이 고되고 더디기만 했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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