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오해를, 이해로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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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심지어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아차릴 수가 없다. 하물며 잘 알지 못하는 사람, 깊은 대화를 나누어 보지 않은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그래서 서로에 대해 분명히 알지 못하는 부분들의 틈에서 오해의 씨앗들이 자라난다. 대화와 소통으로 서로에 대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은 물음표들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오해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해는 조금 다르다. 내가 상대방에 대해 품고 있는 물음표들을 나 혼자서 판단하고 단정지어 버리지 않는다. 이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들을 하게 된다. 상대방의 상황에 나를 대입해보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노력한다. 단순한 한 장면, 사건, 상황을 두고 판단하지 않는다. 과거, 그리고 현재의 여러 맥락 속에서 나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고군분투 하게 된다.


무엇이든 순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들을 거스르는 일에는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가 든다. 자연스럽고 손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어쩌면 우리는 '오해'를 하는 일이 '이해'를 하는 일보다 더 수월하게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안그래도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를 더 쥐어짜내어야 하는 일보다는 여러모로 소모가 필요없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므로.


허나, 그렇게 하나 둘 차곡 차곡 쌓여가는 오해들이 내 마음 속을 가득 채우게 된다면 어떨까.

꾸깃꾸깃 뭉쳐서 대충 쌓아놓은 오해의 덩어리들이 가득 찬 마음 속에는 단정하고 가지런한 마음들을 채울 공간이 없다.


이제는 마음 속 창고를 한번 들여다보자. 그리고 언젠가 뭉쳐놓고 쑤셔넣어 둔 오해의 덩어리들을 하나, 둘 밖으로 꺼내어보자. 시간과, 노력과 수고로움이 따르겠지만 오해의 뭉치들을 이해의 과정으로 다시 하나씩 펼쳐보며 정갈하게 정리해보면 어떨까. 처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과 상황, 상대방에 대한 마음들이 어쩌면 조금씩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하나씩 내 마음 창고 대청소를 마치고 나면, 누구보다 후련해질 사람은 내 자신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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