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일요일에서 월요일 사이

by 휴운

*

좀 재미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아니, 재미라기보다 그리 공감되지 않을 것 같지만 소신 발언을 해야겠다.

나는 주말을 간절히 기다리기도 하지만,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게 뭔소린가 싶지만.


월요일 출근을 하자마자 나의 육신은 바로 직전 발언이 무색하도록 이미 피로감에 휩싸여 격렬히 퇴근과 주말을 향해간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막상 주말이 다가오면 묘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왠지 일주일 중 아끼고 귀하게 써야할 것 같은 작고 소중한 나의 이틀. 귀한 패 2장을 손에 쥐고서 어떻게든 이 패를 한 톨의 후회도 없도록 대단히 잘 보내야만 할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의 의욕과 체력의 괴리라 볼 수 있다. 마음만은 하루에 서울 대전 대구 부산 팔도를 찍고, 아니 당일치기로 해외라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온 몸이 쑤시고 모래주머니를 단 듯한 무게감에 운전대도 잡기가 버겁다.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지, 돌아다녀 보아야지 하며 고민하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그렇게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 체력에 신세 한탄을 하면서 괜히 '주말을 낭비한 듯한 기분'에 휩싸이게 되는 토요일 오후 즈음이 되면 왠지 더 서글퍼진다. 흘려보낸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이제 주말이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급박한 마음이 차오른다. 참,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성품이라 하겠다.


쉬는 것도, 노는 것도 알차게 해야할 것만 같고 효율적으로 해야 할 것만 같은 이 쓸데없는 열심형 인간은 주말마저도 왜 온전히 몸과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지.


그리하여 차라리 내가 해야할 일, 해치워야 하는 일들의 폭풍같은 스케쥴 속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할 틈도 없는 나날들이 시작되는 월요일을 아주 조금은 기다리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축축한 감정의 동굴 속에 파고들 틈을 주지 않는 그런 일상의 시작.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긴 했지만, 실은 이 마음의 지분은 아주, 아주 조금이다. 정말로.


그리하여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의 밤, 스스로에게 부러 씩씩하게 되뇌어 본다.

'월요일이 시작되어야, 또 다시 주말이 오잖아!'

새로운 주말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는, 일단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야 하니까.

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이라 생각하면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잘 알고 있다는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