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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것을 즐긴다는 표현이 이상한가? 나는 사실 버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조금만 싫증나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소비하기 위한 마중물로써 버린다는 의미는 아니고. 무언가 먼지가 쌓여가고 색이 바래어가는 듯 한, 고여가는 기분을 싫어하는 것 같다.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한 마음을 갖기 시작하면 끝도 없지만 그런 마음으로 차곡 차곡 쌓여가는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남은 여유공간의 면적을 좁아지게 만들었다.
아마 무언가를 쉬이 버리지 못하는 마음은 아쉬움일 것이다. 아깝고 애틋하고 그런 마음.
하지만 내 생에 더 빛나고, 새롭고 생생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서는 잘 비워내고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쉬움 대신 후련함으로 그 마음을 달리 먹어본다면, 버리지 못할 이유는 조금씩 사라지지 않을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은, 더 아름다운 것들을 품기 위한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