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기 전에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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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꽃이 가장 예쁠 때를 놓칠까 봐 서두른다.

개화 시기를 확인하고, 절정이라는 말을 기준처럼 삼는다.

그 순간을 지나치면 무언가 중요한 걸 놓친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늘 그 타이밍을 조금 비켜간다.

너무 이른 때에 가서 아직 덜 핀 풍경을 보거나,

혹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뒤에야 도착해

조금은 흐트러진 꽃들을 마주한다.


예전에는 그게 아쉬웠다.

기껏 시간을 내고도 가장 좋은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몇 번을 그렇게 빗나가고 나니 알게 됐다.

꽃은 꼭 가장 화려한 순간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걸.

덜 핀 상태에도, 조금 지기 시작한 모습에도

각자의 균형과 표정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사람들로 가득 찬 ‘절정’보다

조금 비어 있는 시간의 꽃이 더 오래 눈에 남았다.

급하게 찍지 않아도 되었고,

굳이 감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꽃이 지기 전에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나에게 중요한 건

언제 보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마주했느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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