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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이탈리아_마이오리 #프라이빗 해변에서 낮잠

by 셀린




해변가, 햇볕, 수영장이 필요한 곳을 찾던 중 수중에 있는 자금으로 머물 수 있는 옵션이었던 마이오리

지금은 유명해졌을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포지타노"가 정말 유명했고(지금도 유명함), 그 옆 동네인 마이오리는 상대적으로 가성비 있게 다녀오기 좋은 휴양지였다.


런던에서 나폴리 국제공항을 통해 비행기를 타고 들어와서 버스를 타고 나폴리 기차역으로 이동, 그곳에서 살레르노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시타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마이오리에 도착했다. 꽤나 복잡한 길이였지만 도착한 마이오리는 그 가치가 있는 예쁘고 조용하고 여유로운 휴양지였다.



IMG_2872.JPG 호텔 수영장에서 놀 때




해변가가 바로 앞에 있는 호텔에 머물러었는데, 호텔이 프라이빗 해변을 소유하고 있어서 호텔 룸넘버만 말하면 느긋하게 해변을 즐길 수 있었다. 그 당시 영어 공부에 심취해서 손에 들고 살았던 해리포터 1권 마법사의 돌 책 한 권을 들고 호텔 앞 프라이빗 해변으로 향했다. 프라이빗 해변답게 나무 울타리가 있어서 가이드가 호텔 룸 넘버를 확인하고 입장을 시켜줬다.


프라이빗 해변가는 나 외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텅 빈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남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이 당당하게 비키니를 입고 파라솔이 세워져 있는 선베드에 누워서 맥주 한 병을 주문하고 누워서 독서를 시작했다. 당시 스스로 바다 수영을 안 좋아한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던지라 느긋하게 독서를 하며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바다 공기를 느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IMG_2864 2.JPG




따끈한 햇볕이 내리쬐고, 종이 가득 찍혀있는 영문자를 보니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고 나도 모르게 단잠에 빠져들었다. 꿀 같은 잠을 자고 뒤늦게 깨어나니 일몰이 진행 중이었고, 프라이빗 해변의 운영시간은 끝나있었다.


텅 빈 해변가에 나 홀로 선베드에 누워서 자고 있었던 것. 서둘러서 해변을 벗어나기 위해서 울타리 출입구로 향했고 그곳은 자물쇠와 쇠줄로 단단하게 감겨 잠겨있었다. 호텔 직원도 보이지 않는 상황.

내 골반까지 올라와있는 울타리를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눈치를 보며 울타리에 올라탔다. 생각보다 높았던 울타리에 매달리다시피해서 넘어가 호텔로 돌아갔다.


이걸 컴플레인해야 하는 걸까? 아닌 걸까?라는 고민 따위를 했지만 호텔 측에 아무 말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날 못 봤을 수도 있잖아,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다음 날도 나는 시간을 내서 해변가로 나갔다.

호텔 룸넘버를 보여주고 입장하려는데, 앞에서 있던 관리직원이 나를 보고 씨익 - 웃더니


"너 어제 여기서 잠자던 애지?"


이러는 것.


이 녀석 내가 자고 있는 걸 보고서도 그냥 퇴근한 놈이구나?!?!?

당시 그의 반응에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여전히 나를 왜 안 깨웠음?이라고 물어봤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 이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본인(셀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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