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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튤립 Aug 23. 2024

주는 사람이 더 기쁜 꽃 선물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33

나는 꽃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꽃은 내 돈 주고 사긴 아깝지만, 갑자기 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는- 거의 실패가 없는 선물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종종, 누군가와 약속이 있는 날이면 나는 꽃을 사놓고 싱싱하게 물 올림을 한 뒤 정성스레 포장을 해서 나간다. 집에서 보려고 사놓은 꽃이 마침 있었는데 갑자기 약속이 생기면, 그때도 어김없이 꽃 한 송이라도 들고 약속을 나간다.


꽃은 한송이여도, 여러 송이여도 상관없다.

꽃 그 자체로 예쁘니 말이다.


꽃을 들고 집을 나서면, 약속 장소에 갈 때까지 내 기분이 먼저 좋아진다. 예쁘고 싱싱한 꽃을 흘끗흘끗 쳐다보며 가는 길은 발걸음마저 싱그러운 느낌이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도착해 상대에게 꽃을 건네면, 열이면 열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꽃 하나로 상대를 100%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니, 꽃선물은 언제나 성공적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회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꽃을 배우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 꽃과 관련된 일을 시작했기에, 이제는 꽃이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편이다. 그렇지만 생화를 주로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나 역시도 생기 있는 꽃을 보면 기분이 참 좋다.


그래서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할 일이 생기면, 꽃시장으로 달려가 꽃을 한 아름 사온 뒤 꽃 선물을 하곤 한다. 꽃을 사고, 만들고, 건네기까지의 정성과 사랑을 느낀 이들이 감동의 인사를 해주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꽃은 상대의 일주일을 순간순간 미소 짓게 만들어준다. 그 순간을 선물하기 위해 나는 자주 꽃을 건넨다.


영원하지 않기에 살아있을 때 더 찬란한 꽃.


많은 이들이 꽃과 함께하는 행복을 자주자주 누렸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보는 그런, 향기로운 밤이다.




오늘은 육아 감사일기 서른세 번째 날이다.


육아를 하면서 화사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가끔 꽃을 사서 보는지라, 오늘 막 물을 올려놓은 싱싱한 꽃이 집에 마침 있었다.


그래서 며칠 전 일용할 양식을 나눠준 옆집 언니에게, 그리고 급 만남을 하게 된 친구에게 나눠주려고 꽃을 포장하고 있자니 내 기분이 괜히 좋아졌다.


‘예쁜 꽃 보며 잠깐잠깐 좋은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건넨 꽃에, 모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꽃선물은 언제나 성공적이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내가 볼 꽃은 아직 화병에 꽂지 못했는데, 내일 해가 밝으면 서둘러 꽂아놓고 아기 그리고 남편과 함께 예쁘게 봐야겠다.


이제 곧 돌이 되어가는 우리 아기에게도, 생일날이 되면 튤립을 한 아름 선물해 줄 예정이다.


태명이 ’ 튤립‘이었던 우리 아기.


지금은 이 예쁜 게 뭐지? 하면서 입으로 가져갈 게 뻔해서 눈으로만 보여줘야겠지만, 매년 생일에 튤립을 선물해 주면 아기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에게 꽃이 주는 행복을 빨리 전하고 싶어 졌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딸의 생일마다 늘 튤립을 선물해 주는 엄마가 되겠다는 로맨틱한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훗날 아가가 튤립을 볼 때마다 엄마 생각을 하며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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