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를 연마하는 중입니다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58

by 마마튤립

아기가 성장할수록 귀여운 개인기가 늘어나고 있다.


언젠가 내가 입에다가 손을 갖다 대고 인디언처럼 ‘와와와와와~’ 소리를 낸 뒤, 아기의 입에 똑같이 해줬더니 소리를 ‘아-’하고 내주는 덕에 귀여운 아기 인디언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게 재미있었는지, 이제는 내가 인디언 소리를 내면 본인의 입에 직접 손을 갖다 대고 (명확하게 입을 똑바로 치지는 못하고, 조금은 어설프게) 소리 내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어설프지만 그럼에도 꽤 귀여운 인디언 소리가 난다. 작디작은 입에서 말이다!


우리가 하는 말을 분명 알아듣는지 어떤 행동을 하라고 말하면 그 행동을 하고, 우리가 하는 행동들을 비슷하게 따라 하기도 한다.


사실 발달상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들일뿐이지만, 아기와 함께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직접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든 순간이 신비롭기만 하다.


아기가 일 년이 되어가는 무렵부터 아기와 제법 상호작용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재미있는 순간이 늘고 있는 요즘이다.


아기가 조금씩 크면서 움직이는 활동 범위나 에너지도 남달라 져서, 매일 아기가 저질러놓은 일을 뒤처리 하느라 바쁜 요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막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데 사방팔방에 궁금하고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또 그 행동들이 용인 가능해진다.


조금씩 매일 성장하는 아기로 인해 앞으로 또 새로이 공부해야 할 것이 늘어났지만, (아기 밥, 놀아주기, 시기별 발달 등) 이렇게 조금씩 크며 마주하게 될 아기의 새로운 모습들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엄마(나)가 초등학교 때 개그콘서트를 보며 개인기를 연마하던 것처럼, 우리 아기도 수많은 개인기를 가진 아이로 성장해 나갈까?

수줍음이 많던 아빠(남편)를 닮아, 수줍은 아이로 성장해 나갈까?


오늘도 역시나 우리 아기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 상상하고 또 기대해 보며, 이렇게 하루를 보내본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쉰여덟 번째 날이다.


며칠 전 돌잔치에도 뵀지만, 추석를 맞아 아기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댁에 다녀왔다.


오랜만이 아닌데도, 언제나 아기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서로를 격하게 반긴다. 참 사랑스러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는 아기가 장난기가 참 많아져서, 할머니께 안겨 있다가 할아버지가 안아주신다고 하면 고개를 휙 돌리고 안 간다는 시늉을 한다. 발을 동동, 해맑은 웃음을 하며 말이다.


한 다섯 번 정도 장난을 치다가, 이제 그만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그제야 할아버지께 푹 안긴다. 그리고 다음으로 장난칠 타깃을 다시 또 찾지만 말이다.


목도 잘 가누지 못해서 과연 아기를 한 손으로 편히 안는 날이 올까,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한 손으로 안을 수 있는 건 물론이거니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장난치며 안기기 바쁜 아기를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하다.


나도 저런 과정을 다 지나서 이렇게 큰 걸 텐데- 우리 엄마아빠들도 다 그랬을 텐데! 하고 생각하니 참 세월 흘러가는 것이 속절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영원하지 않을 이 모든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또 느껴보려 한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하루하루 역시도 결국 다신 오지 않을 테고, 우리 아기와의 지금 이 순간도 계속 흘러가는 중이니 말이다.


오늘 하루를 가만히 곱씹어 보았다.

아기덕에 우리 가족 모두가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하루를 보냈다. 행복하고 즐거운, 아기와의 제대로 된 첫 명절이었다.


꼬까 한복을 입은 우리 아기는 비록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랐겠지만, 이제 추석도 아는 어엿한 어린이가 되겠지!


내가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추석은 오랜만에 뵙는 어른들께 예쁨을 많이 받고 다 같이 모여 즐거운 추억을 가득 쌓는- 그런 행복한 날로 기억되기를 바라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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