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이제 밤엔 맘마를 줄 수 없어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61

by 마마튤립

아기의 돌이 지나니, 해야 할 것도 끊어야 할 것도 많아진다.


대표적으로는 이유식이 아닌 일반식으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 하며- 밤중 수유도 끊어야 하고 분유도 끊어야 하고 젖병도 끊어야 하고 쪽쪽이도 끊어야 하고!


끊어야 할, 어려운 것들이 참 많다.


아기가 졸려할 때 칭얼거리면 분유를 타서 내어주던 것도 이제는 하면 안 된다. 우리도 편하고 아기도 기분 좋게 당장은 잠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아기의 건강에는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 불편하지만 감내하며 지나가야 하는 것이다.


남편이 아기를 재우러 들어갔는데 아기가 계속 울어대면, 밖에서 집안일 마무리를 하는 나 역시도 신경이 몹시 쓰인다. 열심히 노력해 주는 남편의 소리, 그리고 그 노력이 먹히지 않는 아기의 칭얼거리는 소리.


그 소리가 내 귓가에 뒤섞여오면, 방으로 들어가 어떤 상황인지 확인할까 말까 계속 고민이 된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가끔 방문을 열면 반가운 엄마의 모습에 방방 뛰던 아기는, 이내 닫히는 문에 다시금 칭얼거림을 시작한다. 할 일이 없으면 함께 들어가 아기 재우기를 할 때도 있지만, 각자 역할분담을 하여 육아/집안일을 하고 있어 아기가 울어도 어쩔 수가 없다.

매일 난장판이 되는 집을, 조금이라도 치우지 않으면 다음 날 아침 정신없는 집을 마주하게 되니 말이다.


으앙으앙 우는 아기가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일 년을 함께한 경력자로서 우리는 그 이유를 대략 알 수 있다.


지금의 밤중 울음들은 대게 수유와 관련된 것이 많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도 꼭 지나가야만 하는 그런 통과의례라고나 할까.


사실 아기가 매일같이 울지는 않고, 이렇게 밤중수유를 끊으려고 시도한 것도 며칠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돌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기가 부디 잘 지나가고, 아기가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잘 먹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볼 뿐이다.


아기야 잘할 수 있지? 엄마아빠가 곁에서 잘 도와줄게, 우리 함께 맛있는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을 먹어보자고!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예순한 번째 날이다.


아기가 일반식을 먹기까지, 이런 부모의 노고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분유를 끊고 우유 먹는 연습을 하고, 잘게 자른 식재료들의 입자를 키워가며- 결국 우리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일련의 일들이 꽤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기가 스스로 숟가락, 포크, 그리고 젓가락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있었을지 이제야 감히 상상이 된다.


이제는 먹여주는 걸 싫어해서 혼자 먹고 싶어 하지만 숟가락질은 못하는 우리 아기. 때문에 손으로 음식을 집고 입으로도 넣고 촉감놀이도 하고 던지기 놀이도 하다 보면, 아기의 얼굴 몸 그리고 집안 사방팔방이 이유식으로 한가득이다.


이 시기 또한 지나가겠지- 생각하며 마음을 내려놓아도 가끔은 힘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엄마니까! 이 모든 걸 잘 해내야겠지.


내가 정성을 담아 만든 이유식을 아기가 남기면, 가끔은 한 숟가락 뺏어 먹는 걸로 주린 배를 채워본다.



오늘은 모처럼만에 아기의 밥 대신, 엄마가 주신 소고기를 혼자 구워 먹었다. 아기가 잠든 틈을 타 먹은 소고기는 사르르 녹아 순식간에 사라졌고, 든든하게 먹은 덕에 아주 재미있게 아기와 놀아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낮잠을 두 번이나 자서 아주 늦은 밤이 되어야 잠이 든 우리 아기.


내일은 부디, 엄마가 해준 밥을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놀고 일찍 자는 예쁜 천사의 모습이기를 바라보며-

늦은 밤, 감사일기를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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