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나이테를 그리고 싶으신가요?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요즘엔 누군가를 만나면 '저 사람처럼 살아 나가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지위, 부, 명예 등과는 조금 다른 차원인데 그 감정을 느끼는 포인트는 바로 '편안한 얼굴'이었다.
물론 편안한 얼굴을 가졌다고 좋은 삶을 살아왔다는 걸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만나왔던 좋은 분들의 공통점은 삶에 대한 확신과 행복, 그리고 여유로움이 있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여유로움'은 '한가함'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가령 나는 성격상 지금 당장 해결하지 못하는 일도 초조해하며 걱정하느라 자기 전까지 생각나서 잠을 못 이루는 편이다. 때문에 '지금 해결하지 못하니 그때 가서 생각하고 결정하자'하며 생각을 종이 접듯 접어 저 한편에 놓아버리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가 짝이 없다.
갖기 위해 한참은 더 노력해야 하는 '여유로움'과는 달리 행복은 소소하게 종종 느끼는 편이다. (행복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또, 삶에 대한 확신은 매번 저울질하며 달라지긴 해도 인생에 대한 확신을 가지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 나이가 들면, 내 삶의 나이테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원하는 모습으로 잘 형성되어 있을까?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는 나이테(Ring tree)
우리가 살아온 삶이 얼굴에 남는다고 하는 것처럼,
나무 역시도 나이테로 살아온 시간들의 흔적을 남긴다.
만물이 자라는 봄에는 수분을 많이 흡수하여 성장을 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날씨 때문에 더딘 성장을 하게 되는 나무. 이 나무의 성장과정은 고스란히 나이테로 기억된다.
성장이 빠른 시기에는 넓은 면적의 원을, 더딘 시기에는 좁은 간격의 줄을 그려 나이테가 형성되는 것이다.
나무를 통해 그 지역의 기온 날씨 강수량을 연구할 수 있고 산불이 났던 흔적, 나무가 어딘가에 눌려있었던 흔적까지 나이테에 그려진다고 하니 살아있는 기록물이 따로 없다.
수백 년이 넘은 나무들은 그간 수없이 많은 시간들을 과연 어떻게 살아왔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나무에게 있는 나이테처럼, 우리 역시 각자의 나이테를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차곡차곡 그려나가고 있다.
때론 좁은 간격도 넓은 간격도 구불구불한 선도 그려나가겠지만 수십 년이 지나고 봤을 때 '참 잘 살아왔다'라고 자부할 수 있는 모습의 나이테를 그리고 싶다.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다짐이다. 부디 여유로움을 가진 내가 되길 바라며,
Selene Florist. hy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