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르셀레네 May 13. 2018

비교하지 말아요

존재 자체가 소중한 우리

꽃은 서로 다른 종을 지니고 태어난다. 때문에 모든 꽃은 천차만별이다.

큼/작음
강함/여림
향이 있음/없음
색이 진함/옅음
..등

우리는 각 꽃이 가진 특성을 이해해주고 존중해줄 뿐, 왜 색이 이렇고 향은 저렇냐며 비교하지 않는다.
꽃은 다양한 질감과 색감, 향 그리고 형태를 지니기에 다른 꽃들과 함께 할 때 빛을 발한다.



크기가 큰 꽃이 중심을 잡아주면 적당한 크기의 꽃은 그 주변에서 형태를 갖추며, 작은 꽃들은 비어있는 곳을 아름답게 채워준다. 그리고 하늘하늘한 느낌의 꽃은 그 위로 올라가, 자연스러운 느낌을 연출해준다.
앞서 언급한 꽃들의 자리는 각자의 특색을 살려, 서로 서로 빛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최적의 위치이다.

왜 이 꽃은 이렇게 작고 향이 없으며 색이 이렇게 진하냐고- 그 누구도 나무라지 않는다.
서로 다른 씨앗에서 태어났음을 인정하고 누가 가장 예쁜지 논쟁하지 않는다.



우리는 꽃과 참 닮았다.

서로 다른 씨앗에서 태어났기에, 이 세상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때문에 생김새와 성격은 물론이거니와 각자가 가진 능력, 재능 또한 다르다.
이런 우리들이 각자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독약은 바로 '비교'인데,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것부터 나의 자식과 남의 자식을 비교하는 것까지, 다양한 비교의 방식은 한 개인의 싹을 병들게 한다.


친척들이 모이면 어른들이 항상 남자 아이들에게 서로 키를 재게 시키며, 누가 더 크고 작냐를 논하곤 하셨다. 그 짧은 순간에 내가 바라본 친척동생들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키가 작고 싶어서 작은게 아닐텐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가 괜스레 미안해졌다. 하지만 그 타겟의 대상은 종종 내가 되기도 했는데, 친척동생과의 키재기를 할 때면 비록 내가 조금 더 컸지만 기분이 썩 즐겁지만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나는 '비교'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성공의 잣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간 뒤 좋은 회사에 취업하거나 또는 좋은 직업을 가져, 적정한 나이 대에 결혼을 해 자식을 이처럼 키워내는 것-)
누군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누군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보지 못한 채 저물어가는 슬픈 세상이다.

(물론, 요즘에는 직업의 다양성이 예전보다는 더 존중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앞서 언급한 성공이 옳지 않다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우리는 서로 다른 씨앗을 가진 개인이기에 가치관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공공연하게 만들어진 '성공'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길을 가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결국 내가 가진 씨앗의 힘을 믿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면, 비록 성공의 기준과 벗어났을지라도 그 꽃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인정받는다'는 것 역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태도처럼 느껴진다.
많은 사람 들 속에서, 내가 잘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입증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 꽃을 온전히, 아름답게 피워낼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누구나 풀어낼 수 있다.
우리의 씨앗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작은 새싹이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믿고 나아가면 된다.
모두가 화려하고 좋은 향을 지닌 꽃이 될 필요는 없다. 작고 크고, 색이 진하고 옅고, 강하고 약함은 각자가 지닌 특색일 뿐이기에 우리만의 꽃을 피워내어 다른 꽃들과 함께 어우러지면 그만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존중해주고 그 자체로 사랑해주면 된다.




언젠가 한 번, 여유를 가지고 내 안에 있는 씨앗이 자라나 아름다운 꽃으로 잘 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키우는 아이가 꽃을 잘 피워낼 수 있도록 그에 맞는 양분을 주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각자의 아름다운 꽃이 한 데 어우러져 들판을 아름답게 수놓은,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가 누가 더 예쁜지 다투지 않고 묵묵히 각자의 꽃을 피워내는 꽃들처럼 말이다.


Selene Florist. hyein



이전 02화 꽃과 사람, 참 닮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