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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뚜루 Dec 31. 2022

"내가 날 제일 싫어하니까"

실은 안기고 싶어

내 마음이 읽힌 듯한 문장을 마주할 때가 있는데, 서점에서 제목만 보고 무심결에 집어든 차도하 시인의 책 <일기에도 거짓말을 쓰는 사람>이 그랬고, 오늘은 쇼미에서 이영지가 쓴 가사 <HUG>가 그랬다.


'모두가 날 좋아한대도 의심하곤 하고, 누가 지적할 때면 외면하고 싶어서 괜히 핏대를 세우는' 마음은 그 마음을 통과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안기는 것이라는 가사. 나는 이 문장이 마치,


상시 경계태세에 놓인 어느 불온(不溫)한 사람에게, 네 온몸의 힘을 쭉 빼고 서서히 각도를 기울여 상대방에게 스르륵 쓰러지도록 해도 괜찮다고 안심시키는 말 같아서 반가웠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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