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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뚜루 Jan 02. 2023

"사고 많이 쳐라. 우리가 다 커버 쳐 줄게"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촌라이프

시골삼우실을 쓰기로 결심하고 팜프라에 방문한 것은 지난해 3월 말이었다. 그때 처음 지황님 린지님 한솔님의 얼굴을 보았고 목소리를 들었다.

"맑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참 꾸밈이 없고 맑네? 행여 상대방에게 다칠까 봐, 속마음을 들킬까 봐, 표정을 들킬까 봐, 얼굴 근육을 끊어놓고 살아가는 직장인 1n년차인 나에게서 볼 수 없는 질감이었다. 포근했다. (훗날 지황님에게 들은 바로는, 정작 그날 내게서 느껴지는 온도는 냉랭했다고 한다. 미안. 나 그날 포커페이스였나 봐)


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4주간 시놉을 썼다. 지황님과 린지님 한솔님을 캐릭터에 녹여냈는데,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등장인물들이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함께하는 동안 맘껏 아끼고 사랑해줘야지!!!


7월부터 시골삼우실 연재를 시작하고 남해로 8월 여름휴가를 떠났다. 내돈내산 아이스크림을 들고 팜프라를 (굳이) 찾아갔다. 사람들 표정이, 이번엔 맑음에다 싱그러움까지 추가. 좋은 에너지 넉넉히 받고 돌아왔다.


12월 겨울휴가를 내어 또 팜프라에 다녀왔고 서울에 오자마자 팜프라 사람들이 쓴 책을 몇 시간만에 독파했다(내가 이미 온라인으로 읽은 부분도 상당수 있었지만. 참, 양애진 님 브런치 잘 봤어요. 필력 최고심). 그간 내가 목격해온 사람들의 표정이 더욱 납득이 되었다. 아, 그런 표정과 생각은 이래서 만들어졌던 거구나! (궁금한 사람들은 책 네돈네산하길. 찡긋)


끝으로 내 심장을 툭 건드린 문장 두어 개 적자면, "사고 많이 쳐라. 우리가 다 커버 쳐줄게."라는 어르신들의 듬직한 말과, 네 땅과 집이 생기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유지황 대표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는 대목. 나도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속으로 같이 울었다.


오늘은 열흘만에 회사에 출근한 날. 상사에게 얼굴 도장 찍자마자 책을 강매시켰다ㅋㅋㅋ



#이상하고아름다운판타지촌라이프 #팜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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