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잠을 설쳤다.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들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사실 그 목록들을 담아낼 적확한 언어를 발견하지 못해 헤맸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것들을 도대체 뭐라 불러야 하지? 그런데 간밤에 그 단어가 선물처럼 나에게 왔다. 마치 한 줄 로그라인처럼 간명한 모습으로. 그건 바로 ㅇㅇㅇ ㅇㅇㅇ(아직은 비밀). 나, 이것을 하고 싶었던 거구나! 그러자면 꼭 필요한 관문이 하나 있다. 삼우실에 이은 두 번째 성공. 나는 이것을 해내야만 한다.
2.
이 발견의 기쁨을, 내가 아끼는 동생이자 나를 아끼는 동생(혈육 아님)과 즉각 나누고 싶었다. 이거야, 나 이걸 하고 싶었던 거였어!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동생은 즉각적으로 격하게 응원해주었다. "언니는 할 수 있어! (고마워, 동생아!) 십 년 하면 돼! (롸??? 십 년? ㅋㅋㅋ ㅋㅋ)" 예상치 못한 리액션에 빵 터지고 말았지만, 어떠한 연유에서인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그닥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 10년은 해봐야지, 하고 곧바로 수긍했던 것이다. 내가 수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유명한 소설 '파친코' 때문이었다.
3.
파친코 작가 이민진이 김지수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또렷이 말했다. 자신은 다작하지 않는다고, 많은 작품을 내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자신은 똑똑한 사람은 아니지만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대박을 친 송희구 작가도 폴인 인터뷰에서 말했다. 최소 작심 3년은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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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해보자 해보자 10년 한다는 각오로 해보자 뭐라도 되어있겠지 뭐라도 하고 말겠지. 나는 똑똑한 사람은 아니지만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니까. 그리고 내 주변엔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