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줄곧 불안했다.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을 감별할 줄 알게 된 이후로도 늘 불안했다. 어렸을 땐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할까 봐 불안했고, 커서는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 봐, 대체가능한 사람이 될까 봐,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할까 봐, 트렌드에 뒤처질까 봐, 새로운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봐 등등 늘 불안한 감정과 직면해야 했다.
사진출처: 정켈 작가의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
그런데 한 가지 놓치고 있었다. 불안이 나의 엔진이자 동력이었다는 걸. 불안하기 때문에 공부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실행하고, 실행하기 때문에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내 얼굴은 대부분 웃고 있었다는 걸. 너무 재밌어서 몰입하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대부분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걸, 까마득히 잊고 지내다가 어제, 새삼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 '불안'과 다시 마주했다.
사진출처: 정켈 작가의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
정켈 작가님의 책에 따르면 내가 불안했던 근원적인 이유는 '내 삶을 잘 책임지고 싶어' 했기 때문이며, 나는 '불안을 삶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무기로 만드는 사람'의 범주에 속하는 부류였다(고 파워당당하게 말하고 싶네? 찡긋). 작가님이 불안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끌고 갔다면, 나는 요즘 성장과 무해함, 무례함이라는 키워드와 밀착되어 있는데 나만의 키워드로 곧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내어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