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쉬래공수거

by 하니오웰

나트랑 담 시장에 왔다.
일행은 쇼핑.
나도 같이 들어갔다가 어슬렁이 지겨워 사탕수수 주스 먹었던 좌판 가게로 슬쩍 되돌아온다.

책도 두런, 지나가는 꼬레아, 베민 사람들 구경도 충분히 했다.
언제나 오신들(오토바이 신)의 '뒤엉킴 속 균형' 찬 물결은 감탄을 부른다.​

한 시간째 일행을 기다리다가 쉬가 마려워 시장속 화장실으로 향했다.
어두침침. 디따 무섭다.
괜스레 장들의 위치를 더듬는다.

화장실 문앞에 큰 개 두 마리가 퍼앉아 있다.
아킬레스건을 물릴까 무서웠지만,
발걸음이 아까워 조금 더 내딛는다.
갑자기 어디서 풍성한 아줌마가 등장.

'Small 5,000 vnd
Large 10,000 vnd'​
푯말을 들고...

수중에 돈이 없던 나는.
일단 체념.
이단 잔머리.
오래된 요령으로 더 휘청여 걸어도 봤지만.
아줌마는 노 가차.
표정을 더 찌그린다.​

못 싸고 돌아온다.
개들은 더 늘어져 있다.
쟤들은 무료일까?​

마음껏 쌀 수 있는 쉬코리아 만세.
내 쉬가 이리 비쌀 줄이야.
수많은 노상방뇨의 무료한 추억이 겹친다.

마침 처가 식구들이 예정보다 30분 일찍 쇼핑을 마치고 나온다.
막내 사위라 체통을 못 지킨다.

"형님. 쉬 마려운데, 돈 없어 못 쌌어요."
"동서. 조금만 참자. 피자집 가서 싸"
막내 사위는 오줌통을 더 오므린다.​

베트남 사람들과 위드 파파고 3일 째,
처음으로 불친절한 베민을 만난 날이다.

'그 사람은 원래 착하겠지?
돈이 덜 착한 거겠지?'​

'만쉬래공수거'

그래도 즐거운 나날,
서울은 비가 많이 왔다는데,
경건히 놀다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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