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잤다.
운동은 하고 싶었다.
자전거 돌리고 샤워까지 30분.
서둘러야 했다.
8시 전에 지문을 찍어야 초과 수당 인정이다.
7시 58분. 굿.
어제 완독한 '동물농장' 독후 리뷰를 끄적이려던 찰나.
'통화 가능하니'
엄마다.
브런치에 엄마 이야기 연재를 멈춘 뒤로 아침저녁으로 넣던 전화가 확 줄었다.
추워진 날씨에 엄마 생각이 났지만, 어제도 전화를 놓쳤다.
엄마의 오늘 상태가 또렷하다.
대뜸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신다.
벽에 기대면 쓰러지던 나를 노끈으로 묶어 형과 일으키던 나의 45년 전 이야기로 시작하신다.
시지프스 신화가 나오고, 형에 대한 걱정, 아빠가 마지막으로 보자고 불렀던 종각 커피숍 이야기가 이어진다.
"야, 네가 잘 커줘서 고맙다.
내가 어쩔 수 없이 너를 밟으며 키웠는데 넌 짓밟히지가 않았다. 애먼 형만 저렇게 눈칫밥 병신으로 컸다.
고맙다. 힘들었지. 그런데 난 다시 돌아간대도 그리 키울 거다.
그리고 네 처, 잘해줘라. 갸가 너랑 결혼할 때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니?
서로 부족한 거 다는 아니어도 보듬고 잊고 사는 게 인생이다. 감사히 여겨라."
"엄마 오늘 상태가 좋으시네. 약은 드셨어요? 라면 좀 그만 드세요."
"먹을 거다. 내 먹는 거 참견 마라"
"아 엄마, 잊기 전에. 내가 엄마랑 내 이야기, 글로 써서 드리면 읽어주실 거야?"
한참을 뜸 들으시더니...
"너 근무하는데 방해 안 되냐? 근무가 우선이다. 넌 샤프한 애가 못 돼"
"엄마, 글을 쓰면 하루가 잘 시작되더라고. 해장이야.
엄마. 내 소원이야. 쓰면 읽어주실 거예요?"
"그러냐. 소원이면 들어줘야지. 읽어야지"
"울 엄마 사랑해. 단단히 입으셔야 해요."
"집중해라. 근무에 집중해."
살맛 난다.
서두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