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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Jan 29. 2018

2-3.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상)

세일즈를 위한 SPAM의 철학

지난 글은 여기를...

https://brunch.co.kr/@sellsecret/109



01 1784년, 유만주의 한양


유만주라는 이름을 들어 보았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는 역사에 남을 정도의 문화 예술적, 혹은 정치적 업적을 남긴 사람은 아니다. 그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조선 시대 동네 아저씨로 생각하면 되겠다. 


유만주(1755∼1788)는 조선 정조 때 한양, 그러니까 지금의 서울 시내 남대문 근처에 살았던 평범한 유생으로, 33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애 대부분을 자신의 집에서 글을 읽고 쓰며 보냈다. 그가 조명을 받게 된 이유는 한 가지다. 스무 살이던 1775년부터 세상을 뜨기 전까지 13년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같이 일기를 적었다. 


*골프타임즈


중요한 것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라는 부분이다.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13년 동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보통 집념과 인내력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유만주는 자신의 일기장에 애칭을 붙였다. 자호를 따서 ‘흠영’(欽英)이라 불렀다. 흠영은 꽃송이 같은 아름다운 정신을 흠모한다는 뜻이다. 평범한 인물이 작성한 소소한 일기가 새삼 주목을 받은 이유는, 우리가 의외로 당시 생활상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일기는 18세기 후반 조선, 특히 한양의 풍경과 생활상의 묘사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관찰 기록들은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18세기 한양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길게 이야기한 건 다음 사실 때문이다. 

그의 붓을 빌려 당시 과거 시험 현장의 모습을 살펴보자. 



“이번 시험에 응시한 자의 수가 7만 명은 된다 한다.
생각건대 그렇다면 문과에 응시한 자는 마땅히 3만을 밑돌지 않을 것이니,
요컨대 나라 안에서 이번 시험에 응시한 자가 통틀어 모두 10만은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귀머거리와 절름발이까지 모두 일어났다 하겠으니,
과거제도의 당연한 바가 아니다.”

1874년 음력 9월 26일


그는 결국 과거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유생으로 남았지만 여러 번 도전한 듯하다. 

일기에 적은 대로라면 장장 10만 명이 과거 시험에 응시하러 왔다. 


10만 명이다. 얼마나 많은 인원일까? 지금도 10만 명이 동시에 응시하는 시험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 정도 인파라면 서울 잠실에 있는 테마파크에 어린이날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들어찬 정도의 규모다. 


당시 조선 인구를 살펴보자. 지금처럼 정확한 인구 통계는 없지만 대략 1700년대 추정 인구가 1000만 ~ 1300만 명 사이였다고 한다. 전국에 1000만 명이라면 전체 인구의 1%가 과거 시험을 보러 왔다는 것 아닌가! 대단한 숫자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50여 년 전에도 경쟁은 치열했다. 

그 전에도 치열했다. 

앞으로도 똑같이 치열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늘 치열하고, 경쟁자는 널려 있다.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02 사람을 부르는 마카롱 가게


마카롱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다. 


하지만 엄청난 규모로 장사가 되는 아이템 또한 아니다. 일주일에 겨우 3일, 그것도 하루에 단 5시간 일하면서 하루에 170만 원씩 매출을 올린다는 것, 어떨까? 대단한 장사다. 많은 사람들이 놀랍고 부럽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경기도 외곽의 어느 작은 마카롱 가게다. 



이 가게는 좀 특별한 구석이 있다. 다음 설명을 잘 살펴보자.


- 세 명도 들어가기 힘든 작은 매장

- 예쁜 포장, 다양한 종류, 자세한 설명

- 간판이 없다

- 외진 곳에 위치한다

- 구매 중이 아닌 고객은 밖에 줄 서 기다려야 한다 

- 보통 마카롱보다 싸지는 않다 

-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는다

- 일주일에 3일만 영업한다 

- 배송, 중간 납품, 교육 클래스를 하지 않는다

- 대학을 막 졸업한 젊은 여사장이 운영한다

- 제과를 전공으로 배운 적이 없다


위에 나열한 사실 중, 이 가게가 다른 가게와 다른 요소는 무엇일까?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위 설명 중 몇 가지를 짚어 성공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이 가게의 성공을 목격한 자영업 사장들은 ‘몇 가지만’ 따라한다. 간판이 없어야 장사가 잘 된다며 멀쩡한 간판을 떼는 사람도 있고, 줄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들을 일부러 줄 세우거나 번호표를 나누어준다. 불편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성공을 보면 한 두 가지의 행동 요소를 빌려다가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사용하려고 한다. 표면적인 것을 따라 하는 데 급급하다. 이런 방식으로 우연히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잘 팔리는 가게로 만들기 위해 몇 가지만 흉내내면 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뭔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남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면 복사본은 될 지 몰라도 오리지널은 될 수 없다. 사이비(似而非)다. 비슷하지만 다르다.  


마카롱 사장은 처음부터 저렇게 했을까? 의도적으로 그랬을까? 알고 시작한 걸까, 모르고 한 걸까. 무엇을 기대한 걸까. 사실 이런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나무가 아니라 산을 보자.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보다 왜 남들과 달라지려고 노력하게 되었는지를 아는 것이 더 의미 있다.  


그는 전문적으로 제과제빵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한다.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 독학으로 마카롱을 만들어 가며 실험하고, 시장에 내다 팔았다. 고객의 반응을 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TV 프로그램에서 왜 잘 팔리는 것 같으냐고 성공 비결을 묻는 리포터의 질문에, 젊은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왜 잘 팔리냐고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들께서 장사를 해 오셔서
보고 자란 영향인 것도 같기도 해요.”

리포터는 질문을 바꾸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답은 이랬다. 


“중요한 건 무엇을 파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파는가죠.
저는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별화다. 

‘무엇을 파느냐’가 아닌, 어떻게 파는가다. 


어떻게 차별화를 지속해 나갈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남과 같이 하려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행동의 차이를 생각하기 전에, 생각의 차이를 먼저 살펴야 한다. 




쓴 사람 김박사


귀여운 딸 하나를 둔 평범한 대한민국의 아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일본어를 전공하였고,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을 공부했습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렉서스 브랜드의 세일즈와 마케팅, 비즈니스 혁신 업무과 한국 내 인재개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세계 정상의 자동차 기업, 토요타에서 익힌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개선 정신을 전파하려고 합니다. 강한 비즈니스 체질과 조직 만들기의 비결, 세계 최고 영업력을 갖춘 조직에서 배운 세일즈와 서비스의 노하우가 핵심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잘 팔리는 인간을 연구합니다.

사람의 성장과 성공, 그리고 일과 삶의 상관관계를 고민합니다. 


이메일 : sehoon_kim@hotmail.com / cooljacy@gmail.com

브런치 : https://brunch.co.kr/@sell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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