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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Nov 10. 2017

썩은 밥, 안 썩은 밥

마음은 사물에게도 전달될까?

01 황당한 실험실


혹시 그런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도 감정이 전달된다거나,

그들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말이다.


뭐, 동물은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집에서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100%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감정이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에는 그럴 것 같다.


소를 도살장으로 끌고 갈 때 눈물을 흘린다거나,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돼지를 끌고 가려고 하면 눈치를 채고 발버둥을 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잖은가.


그 외의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젖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우유가 더 잘 나온다는 이야기 같은 것 말이다.

축사에 갇혀 있는 소들의 스트레스도 떨어지고, 우유의 영양가가 높아진다던가, 뭐 그랬던 것 같다.

TV 방송 등에서 취재한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게 키우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혹은, 어떤 식물은 사랑해~라고 말하거나 애정을 담은 말을 건네면 나뭇잎을 움직인다거나 하는 이야기.

물론 어떤 TV 프로그램에서는 소리에 반응하는 정도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동물은 당연히 그럴 것 같고, 뭐 일정 부분 식물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애지중지 화분 키우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아주 황당해 보이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건 말이다.


쌀밥 (요리한 밥!) 도 인간이 전하는 감정의 기운을 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쉽게 말하면,


미워하는 밥은 빨리 썩고,

예뻐하는 밥은 천천히 썩는다는 것이다.


진짜일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02 황당한 실험, 우선 해 보다


그래서 바로 실험을 해 봤다.

주위의 사람들이 다들 황당해했지만, 뭐 한 번 해 보는 거지.


실험 방법은 간단하다.


1. 햇반을 산다

2. 투명 용기를 두 개 준비한다

3. 같은 양으로 각각 나누어 담는다

4. 뚜껑을 닫는다

5. 비슷한 환경에 둔다 (회의실, 햇빛이 없고, 손이 닿지 않는 곳)

6. 라벨을 붙여 둔다 (사랑합니다 & 진상)


[ 이렇게 준비했다 ]
[ 예쁘게 라벨도 붙여 주었다 ]


이제 다음이 하이라이트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5분, 퇴근 전 5분씩 대화를 한다.


한쪽 밥에게는

"사랑해, 고마워, 사랑합니다 고객님!~~ ^^"


이라고 진심을 다해 사랑을 표현해 준다.

단,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다른 쪽 밥에게는

"야 이 멍청아, 쓰레기야 ~ (중략) 말미잘, 멍게... #$%^&**((()..."


이렇게 진심을 다해 욕과 인격 모독을 실천했다.

물론, 진심으로 나쁜 마음을 담았다.


추가적인 조건이 있었다.

서로에게 하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도록,

말을 할 때는 반대쪽 밥은 회의실에서 꺼내 두었다.


나름 진지한 대 과학자의 마음으로 실험 조건을 공평히 하려고 노력했다.

대화의 내용을 빼고는 완전히 동일한 조건에서 실행된 이 밥 실험은 어떻게 될까?



03 진심으로 황당한 실험의 결과


매일, 밥과 이야기를 했다.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큰 고성이 교차했다.

사람들은 내가 미친 줄 알았다고 한다.


결과는 어찌 되었냐고?

놀라지 마시라.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1도 거짓이 없다.

그리고 최대한 과학적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음을 밝힌다.


처음 5 일간은 양 쪽 밥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침 힘들어서 관두려고 하는 찰나였다.


출근해서 욕 해주러 들어간 회의실에, 곰팡이가 핀 밥이 보였다!

놀라운 것은 욕한 밥에만 나타난 것이다!


다음 사진을 보자.


[ 보이는가! 썩은 밥! 6일만의 변화였다 ]
[ 자자, 이제 비교를 해 보자. 곰팡이 핀 건 누구냐! 진상인가!!! ]
[ 진상 고객님이 욕만 드시더니, 드디어 속이 썩어 문드러지시기 시작하는구나! ]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1주일이 지나자,

욕을 잔뜩 드신 진상 고객에게만 곰팡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더 경과... 2주가 지났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3....







2...







1...






짜잔!


이게 무엇인가!

[ 식사 중인 분들께 죄송합니다... 완전히 썩었다... ]
[ 반면, 사랑하는 고객님은 어떻게 되었는지 보라! ]


뭐 더 이상은 설명 안 해도 알 것이다.


1. 사랑해준 밥은 : 전혀 썩지 않았다.

2. 욕해준 밥은 : 완전히 썩었다.


이것으로 실험은 종료되었다.



04 결론


다시 요약해 보자.


뚜껑이 덮인 밥을 두 통 가져다 두고,

한쪽은 매일 사랑해 주고,

한쪽은 매일 욕을 해 주었다.


사랑해 준 밥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욕해준 밥은,


1주일 만에 곰팡이가 피었고,

2주일 만에 완전히 썩어 버렸다.


아주 완전히 말이다.


결론은 이것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에너지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그 에너지가


긍정적인 것인가

부정적인 것인가


에 따라서 상대는 완전히 달라진다.


더 나아가, 이 힘은 생명체는 물론이고, 무생물에도 전달된다.


마음은 전달되며,

이 마음은 생명체가 아닌 것에도 전달된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논문을 찾아본 적이 없어서 과학적 입증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도 어떻게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해는 못했다)



세일즈는 말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해 보았지만 실패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심을 담았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팔려, 안 팔려를 이야기하기 전에 앞서서,


진심을 담아, 열정을 담아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세일즈 4.0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이런 이야기가 믿기지 않는가?


어디까지나 믿거나 말거나이다.

하지만 여러분 실제로 해 보라.


나의 지인 한 사람은 콧방귀를 뀌더니,

그날 집에 가서 실험을 해 보고, 2주일 후에, 나에게 썩은 밥 사진을 보내 주었다.







김박사


귀여운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아빠.

16년 차 대한민국 직장인.

마케팅과 세일즈, Business innovation 업무를 거쳐,

지금은 인재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전국 1300명의 직원들에게 매주 한 번씩 뉴스레터를 보내기도 하고,

이야기 잘 안 들어주는 영업 직원들에게 가끔 손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자칭 ‘세일즈 박사’가 되어 오늘도 뛴다.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쓰고, 떠든다.

잘 팔리는 인간의 공통점을 연구한다.


판매하는 상품은,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

인생이 곧 세일즈, 세일즈가 곧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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