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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W1H는 ‘어쩔 수 없다’를 허용하지 않는다

토요타 5W1H 사고방식 - 개선과 혁신을 낳는 궁극의 문제해결법

by 김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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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5W1H 사고방식

개선과 혁신을 낳는 궁극의 문제 해결법

거대 자동차 제국의 작은 비밀 - 핵심은 5W1H 사고방식이다





‘이 정도로 됐어’,

‘이 정도는 허용 범위다’에서 벗어나라


“불량을 제로로 만들려면,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것이 최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즉, 물건을 만드는 이상 어느 정도 불량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어느 정도의 불량을 인정한다는 생각입니다.


사람이 많은 대형 병원에 진찰받으러 가면 한 두 시간 정도 오래 기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이른바 상식에 해당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혹은 입사한지 얼마 안된 신입 사원이 직장에서 실수를 해도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까 너그럽게 봐 줘.”라는 말도 쉽게 듣게 됩니다.


이처럼 세상에는 ‘뭐, 이 정도면 됐어’, ‘이 정도는 허용 범위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느슨함 덕에 세상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면이 있는 것도 분명 사실입니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절대 불량은 허용하지 않는다!”, “일절 실수는 용서 없어!”라고 한다면, 작업자들은 과도한 긴장 속에서 일하도록 강요를 받게 되고, 기업도 ‘실수제로’, ‘불량제로’를 목표로 사람을 늘려야 하고 비용이 늘어납니다. 이것도 나름 큰일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실수를 제로로 만들거나 불량을 없애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요? 그런 경우 도입하고 싶은 것이 토요타 5WIH 사고방식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실수도 생기고 불량도 생기지만, 그럴 때마다 ‘이런 것까지는 어쩔 수 없지’ 하고 지나친다면 실수나 불량을 줄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왜 실수가 일어났는지, 왜 불량이 생겼는지 묻고 ‘왜’를 반복해서 진짜 원인을 찾으면 실수나 불량을 조금씩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실수나 불량을 대할 때, ‘이 정도면 됐어’, ‘이 정도면 어쩔 수 없어’로 그칠 것인가, ‘어떻게든 줄일 수 없을까?’와 ‘왜’를 지속해 물을 것인가. 이런 태도 차이, 의식 차이가 조금씩 격차를 벌려 결국 큰 차이로 이어집니다.


CASE 1

실수의 원인:

‘익숙하지 않다’, ‘주의력 부족’으로 괜찮은가


부품이나 부자재를 넣어두는 창고라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엇이 어디 있는지 알기 어려운 장소입니다. 하물며 비슷한 것들이 즐비한 가운데,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그것도 최대한 빨리 찾아서 가져온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으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토요타가 미국에 켄터키 공장을 세우고 생산을 시작한 것은 1988년의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채용한 직원의 95%가 자동차 공장은커녕 제조업에서 근무한 경험도 없는 사람들뿐이었습니다. 불필요한 선입견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 토요타 방식 ‘모노즈쿠리[1]’(물건 만들기)에 대해 처음부터 지도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이 공장 책임자를 역임한 조 후지오(후에 토요타 자동차 사장이 됨)에 따르면, 특히 힘들었던 것이 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문제란 곧 해고를 의미하지만, 토요타 방식에서는 문제를 개선의 기회로 봅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것이 초기 주요 과제였다고 합니다.

한번은 공장에서 접착제 캔을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자동차의 보닛 안팎은 골격이 구분되어 있어 용접하기 전에 접착제를 발라 붙이는데, 접착제는 외측 골격과 중앙 골격에 사용하는 것이 종류가 다릅니다. 그런데 자재를 관리하는 직원이 접착제 캔을 창고에서 가져올 때 실수를 한 것입니다.

자재 관리 책임자인 미국인 과장은 곧 실수를 저지른 직원을 불러 엄하게 질책했지만, 보고를 받은 조 후지오는 “처음이 중요합니다.”라며 과장과 담당자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습니다. 최고 책임자에게 불려간다는 것은 곧 ‘잘린다’는 의미로 생각한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방에 들어오자 조 후지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실수가 일어났는지 원인을 제대로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어떻게 할지 생각해 주십시오.”

토요타 방식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요한 것은 ‘왜 문제가 일어났는가?’하고 질문하며 진짜 원인을 조사하는 일, 그리고 두 번 다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원인추구’보다 ‘책임추구’(해고)가 우선일 것으로 생각한 두 사람에게는 의외의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토요타 5W1H 프로세스에 기반해 다음과 같은 원인을 찾았습니다.


1. 왜 접착제 캔을 잘못 가져왔는가?

→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2. 왜 익숙하지 않으면 실수하는가?

→ 창고에 비슷한 캔이 많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캔 구별이 어렵다


3. 왜 캔 구분이 어려운가?

→ 접착제 캔 디자인이 거의 동일, 종류 차이는 품번으로만 알 수 있다


4. 왜 더 알기 쉬운 캔으로 만들지 않는가?

→ 캔을 생산하는 것은 협력업체이므로, 공장 직원 스스로 궁리하려고 하지 않았다


5. 왜 스스로 더 궁리하지 않는가?

→ 실수하지 않으려면 익숙해야 하고 주의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궁리 후 개선의 필요성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재 관리 담당자에게 실수는 익숙하지 않거나 주의가 부족할 때 일어나는 것으로, 굳이 실수를 없애기 위한 궁리를 한다는 발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왜 실수가 일어났는가?’에 대한 원인을 하나씩 확인해보니 앞의 대화 내용과 같은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자재 관리 담당 과장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개선을 실시했습니다.


• 품번에 따라 캔마다 색이 다른 테이프를 붙여 한눈에 구분되도록 한다.
• 비슷한 캔이 주변에 뒤섞이지 않도록 창고를 정리 정돈한다.


그리고 접착제 캔 납품회사에는 품번을 큰 글자로 인쇄해 달라고 부탁하고, 가능하면 캔 색깔도 바꿔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이러한 개선책을 하나씩 실시하자 접착제 캔을 구분 못하는 실수는 발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 익숙하지 않다거나 주의력이 부족한 것에 원인을 두면 ‘빨리 익숙해져라’, ‘더 집중해라’ 등 정신론 대책을 요구하게 되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 ‘왜 익숙하지 않으면 실수가 일어나는가?’에 대해서 파고든다면 ‘실수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개선’으로 이어집니다. 실수의 진짜 원인을 알면 실수가 일어나기 어려운 개선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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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인 정신과 철학에 기반한 ‘물건 만들기(ものづくり)’라는 말이 ‘제조업’보다 널리 쓰인다




* Text based on 桑原晃弥, 「トヨタ式5W1H思考」

* 본 내용은 쿠와바라 테루야의 저서를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국내 미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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