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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May 04. 2023

기업의 목적은 문제 해결이다

On Entrepreneurship and Business | 기업가정신

“회사를 만드는 건 목적이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회사를 만드는 겁니다.”


“I don’t create companies for the sake of creating companies, but to get things done.”


지금은 고인이 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고 해결과제이론jobs-to-be-done을 제안했다. 이 개념에 따르면 고객에게는 항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며, 기업은 이러한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크리스텐슨은 사람들을 움직이려면 기업이 고객의 '보이지 않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마케터, 영업조직, 혹은 제품/서비스 개발 담당팀은 수십 년 동안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에서 숨겨진 상관관계를 발견하는 데는 집중했지만, 고객의 특정 상황, 즉 맥락이나 문제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강조했듯이, 특히 기술 기업은 항상 고객이 경험하는 문제에서 출발해 역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혹은 기술)가 아니라 제품을 사용했을 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다. 제품과 서비스가 재공하는 가치야말로 강력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에게 기업을 각인시킨다.


예를 들어, 드릴을 구입하는 고객은 시원하고 ‘잘 뚫린 구멍’을 원한다. 성공적인 조직은 고객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킨다. 이것이 바로 고객 가치 제안CVP, customer value proposition이다.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에 있다. 고객과의 거래 성과는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고객의 문제가 중요할수록 현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솔루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객은 새로운 솔루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구매하려고 한다. 솔루션이 새롭고 고객에게 인지된 가치가 높을수록 고객 가치 제안의 크기도 커진다.


고객의 문제에 집중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 기업의 예로 2011년 설립된 달러 셰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소비자에게 구독subscription 기반의 면도기와 그루밍 제품을 제공한다. 회사는 기존의 면도기 고객들이 고품질 면도기를 더 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질레트Gillette와 같은 기존의 면도기 회사들은 “남성들이 면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해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가능한 많은 돈을 소비하도록 만들어왔다. 달러 셰이브 클럽은 면도가 필수적인데 반해 면도기 가격이 너무 비싸고 구매 과정도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해결책은 고객에게 매달 면도기와 그루밍 제품 세트를 보내주는 구독 기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회사는 고품질의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면도기를 제공한다는 본질에 집중해 기존 면도기 시장의 판도를 흔들며 고객층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달러 셰이브 클럽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가진 문제에 대해 저렴하고 편리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강력한 고객 가치 제안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또한 구독 기반 서비스의 장점은, 고객이 구독을 멈추지 않는 한 반복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또한 전통적인 면도기 회사와 차별화된 마케팅 접근을 통해 새롭게 부상하는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고객의 문제에 집중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또 다른 예로는 패션계의 넷플릭스Netflix로 불리는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가 있다(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옷장 없는 패션’이다). 2009년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제니퍼 하이먼Jennifer Hyman과 제니퍼 플라이스Jennifer Fleiss이 설립한 이 회사는 여성들이 특별한 날에 디자이너 브랜드의 의상을 입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졌다는 점에 착안해서,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여성들은 때로 월세보다도 비싼 옷을 구입하고는 몇 번 입지 못하고 옷장에 넣어두는 일이 있다(이미 친구들이 그 옷은 다 보았고 사진도 많이 찍었으므로). 일회성 행사를 위해 고가의 옷을 구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대여 전문점에서 빌리는 것은 불편하고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고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들의 해결책은 고객이 디자이너 드레스와 액세서리를 소매가격의 일부로 대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다. 특별한 날을 위한 저렴하고 편리한 디자이너 의류를 찾는 일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렌트 더 런웨이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고객층을 빠르게 확장했다. 실제 이 회사에는 패션 전문가는 별로 없고 물류와 드라이클리닝에 대부분의 인력이 배치된다. 고객이 옷을 받아볼 때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두 사례 모두 고객의 문제에 집중하고 니즈를 충족시키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힘을 보여준다.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도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게 더 강력한 고객 가치 제안을 만들면 빠르게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이 사례들은 성공적인 비즈니스란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의 말은 회사를 창립하는 목적은 물건을 찍어내고 서비스를 개발해 내는 것 자체에 있지 않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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