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고파요

삼베학교 에피소드.12

by 루화


삼실을 날 때, 바구니에 내려놓는 손의 새끼손가락이 왜 들리는지 알 것 같다.


새끼손가락을 의식적으로 들지 않으면 손가락에 실이 걸려서 삐끗 망그러진다.

실이 손가락에 걸려서 바구니 밖으로 삐져나오기도 하고 꼬임을 준 실을 제대로 풀어주지 않아서 엉키기도 한다. 어느 한 동작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휴. 파란 바구니 속 내가 삼은 삼실은 정말 제각각으로 굵기가 다양하다. 어쩌다 한 번 스스로 잘 삼은 것 같으면 스승님께 보이며 자랑을 한다.


“스승님, 저 이건 잘 삼은거 같은데 어때요?”


“그래, 잘 삼았다.”


삼삼기의 지난한 과정을 계속하려면 이렇게라도 소소한 재미?를 느껴야 지금은 버틸 수 있다.


스승님의 집에 다녀온 날 이후 나는 삼베를 향한 배움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그때, 스승님이 연습하라고 나눠 준 풀솜과 삼실 가닥들이 떠올랐다.


‘좋아, 생각을 해서 무얼 하나. 이럴 때일수록 몸을 움직여야 해. 스승님이 알려주신 ‘날실 가닥 잇기 신공’을 연습해야지.’


내가 이름 붙인 ‘삼가닥 잇기 신공’이란, 베를 짜다가 삼은 날실이 떨어졌을 때 떨어진 실과 실을 다시 잇는 매듭기술이다. 카메라에 담아 온 선생님의 시범 영상을 플레이하고 늦은 밤 스탠드 불빛 아래서 연습을 해본다.


두 가지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우선 첫 번째 방법을 반복 연습해 보기로 한다.


‘오오, 반복할수록 매듭이 깔끔해지고 있어.’


손을 움직이니 무아지경이다. 멈출 수가 없다.

영상 속에 몸소 시범을 보이시며 ‘요래 요래’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하는 선생님의 시범을 글로 풀어본다.


매는 실을 오른손에 들고 실 끝에 침을 묻힌다.

왼손에 잡은 이을 실 아래로 매는 실을 x자 형태로 둔다.

실을 잡고 있는 왼손 엄지손톱 앞 방향으로 매는 실을 빙 둘러 감아 고리를 만들고 양쪽으로 벌어진 실끝 가운데에 뒤로 들어와서 짧게 삐쳐있는 오른쪽 실을 엄지손톱에 둘러감은 고리실 사이로 넣고 오른손에 잡고 있는 매는 실을 쭉- 잡아당기면 매듭이 지어진다.


두 번째 방법.

첫 번째 방법과 같이 매는 실을 오른손에 들고 실 끝에 침을 묻히고 이번에는 왼손에 들고 있는 실 ‘위’로 x자 형태로 올린다. 그런 다음 엄지손톱 앞으로 빙 둘러 감아 실고리를 만들고, 그대로 앞쪽까지 와서 양쪽으로 벌어진 실 사이에 매는 실을 끼운다. 마찬가지로 오른쪽으로 뻗쳐있는 실을 고리 사이로 넣고 오른손에 잡고 있는 매는 실을 쭉 잡아당겨 매듭을 짓는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미안하다. 언젠가 직접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삼베를 배우다가 기억이 나지 않는 기술들은 이렇게 기록한 글로 한번 접하고 나면 잊었던 것도 다시 머릿속에 떠올 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기술을 기억한다. 그러니 하다 보면 자연히 떠오를 것이다.


배움이 더 고프다.

일주일에 두 번의 수업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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