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홀가분하게 나선 퇴근길. 새벽녘 출근 때보다 기온이 더 떨어진 탓인가, 아니면 마음이 가벼워진 탓인가, 유독 차게 느껴지는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김없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풍경이 있으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다란 가마솥과 그 안에서 뽀얗게 우러나는 진한 국물, 투박하게 썰어 넣은 고기가 가득한 국밥집의 모습.
이 국밥이란 단순한 끼니라기보다 하루를 달래주는 위로의 음식이자,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단번에 녹여주는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아닐까. 어릴 땐 뜨거운 국물을 입에 척척 넣고는 “아따~시원하다~”를 외치는 아재 감성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이젠 다 안다. 알아버렸다. 따스운 국물에 토렴해 나온 축축하고 진한 쌀밥을 국물과 한술 떠 후루룩 넘기면 입에서부터 위장까지 얼쑤 좋아서 요동친다는 것을.
돼지 뼈를 사다 핏물을 빼고 몇 시간 동안 불 앞을 지켜가며 육수를 내면 맛있고, 물론 집에서도 할 수 있겠지만… 아니, 할 수 없다. 무자비하게 맛있어지는 그만큼의 ‘시간’이 당장에 없기 때문에 뚝딱템을 찾아 슈퍼를 먼저 찾았다. 퇴근하고 후다닥 끓여도 맛난 돼지국밥을 만들 수 있는 시판 육수를 찾아서.
무거운 공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알의 마법', 연두링을 집어왔다. 돈육수가 먼저 떠오르는 별미 '돼지국밥'을 홈쿡 하기 위한 노력에 스스로 박수를 보내며, 코인육수로 오늘의 국물을 대신해 본다. 모든 집밥의 시작에는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마련이니까. 냄비에 물을 붓고 한 알이면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깊고 구수한 향이 퍼지면 마음속에 만족감이 함께 퍼져 나간다.
물을 와르르 끓여 연두링(한우와 야채)을 집어넣고 우글우글 우려낸다. 그리고 얼려뒀던 대패삼겹살을 꺼내 끓는 물속에 퐁당. 고기 육수에 고기를 넣고 끓이면 고소한 지방이 국물과 어우러지며 한층 진득한 맛을 낸다. 또 끓기를 기다렸다가 거품과 불순물이 올라오면 숟가락으로 바지런히 걷어낸다. 그러면 돼지국밥에 거진 다 왔다. 밥 넣고 차분히 식혀둔 그릇에 다 끓은 육수 부어 넣고 썰어둔 대파와 청양고추를 올려주면 완성이다. 돼지 육수에서 나오는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는 초간단 돼지국밥!
그다음 고춧가루, 청양고추, 다진 마늘, 요리에센스 연두순을 다 같이 치대 다대기를 만들어주면 진짜 끝. 밍밍한 하얀 국물에 다대기 한 숟가락을 퍼뜨리면 곰방 국물이 발그레 물든다. 순식간에 담백한 맛에서 시원하고 칼칼해지는 '마법'. 여기저기 마법이 난무하는 오늘의 저녁 밥상이 마음에 쏙 든다. 따뜻한 한 그릇이 떠오를 때 만드는 뚝딱 요리. 복잡한 레시피나 대단한 재료 없이도 단전에서 끓어오른 국밥 본능을 잠재울 수 있는 <초간단 돼지국밥>.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 홈쿡, 뚝딱 '돼지국밥' 재료
주재료
대패삼겹살 1.5줌 (150g)
밥 1 공기 (200g)
부재료
대파 1/3대 (30g)
청양고추 1개 (10g)
육수
물 3컵 (600g)
연두링 (사골과 한우/한우와 야채 중 택 1) 2개 (8g)
다대기
요리에센스 연두순 3스푼 (30g)
고춧가루 5스푼 (25g)
청양고추 1개 (10g)
다진 마늘 1스푼 (10g)
✅ 홈쿡, 뚝딱 '돼지국밥' 만들기
1. 대파와 청양고추는 얇게 송송 썰어요.
2. 냄비에 물과 연두링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 후 한소끔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요.
3. 2)에 대패삼겹살을 넣고 5~6분 동안 끓여요.
4. 밥이 든 그릇에 육수를 부어 썰어둔 대파와 청양고추를 올려주면 완성!
5. 연두순, 고춧가루, 청양고추, 다진 마늘을 섞어 다대기를 만들어 넣어봐요.
TIP) 다대기 없이 맑은 국밥을 먹고 싶다면? 연두순 혹은 새우젓, 후추를 넣어 간을 맞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