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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네부엌 Aug 04. 2023

내가 그린 참외 그림, 참외 샐러드

하양, 노랑, 빨강, 초록, 마음대로 올리면 캬 그림이네

샛노랗게 익어 오동통 귀여운 참외. 더워지는 5월부터 곧잘 보이는 참외를 떠올리면 생각만으로도 침이 고인다(하우스 재배가 발달해 봄부터 참외가 지천이다). 속살부터 씨까지 모두 달달한 참외(참외는 씨 부분이 더 달다), 껍질 벗겨 툭툭 썰어 입에 넣으면 시원한 물향이 분수처럼 퍼진다. 여름의 초입부터 부지런히 사다 나르는 좋아하는 과채 중 하나.


박과 식물로 수박이나 오이같이 물향이 강한 것들과 한 묶음인데, 그렇다고 그 향이 세지는 않아 박과 중 참외만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성분의 90%가 수분이고 칼로리도 낮은데 먹었을 때 포만감이 도는지라 여름 맞이 다이어트용 식품으로도 딱 좋은 친구.


노란 바탕에 하얀 줄이 선명한 잘 익은 참외. 칼로 껍질만 벗겨 흰 과육과 씨를 먹는다(간 기능을 돕는 베타카로틴이 들어있으니 껍질을 깨끗이 씻어 같이 먹으면 더 좋다). 말캉말캉한 씨까지 공들이지 않고 온전히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과채지만 씨가 배탈이나 설사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부러 발라내고 먹는 사람도 있다. 헌데 과육보다 씨에 엽산이고 비타민C고 더 많이 들었다니 상한 것이 아니라면 통째로 먹어줘야 맛도 건강에도 좋단다.



참+오이를 줄여 말하다 보니 참외가 되었다는, 유래마저 귀여운 이 노랑이는 거의 한국에서만 소비되는 식재료로 유명하다. 원산지가 무려 인도라는데,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왔다가 한국 고유의 것이 된 기특한(?) 녀석이다. 실제로는 맞닥뜨리면 달달하기 그지없는데! 단단한 껍질 때문인지 혹은 속에 그득 들어찬 씨 때문인지, 외국에서는 먹는 사례가 드물어 ‘코리안 멜론’ 혹은 ‘참외’라는 한국어명 그대로 불린다.


실제로 참외 소비가 많은 한국에서는 단맛이 강한 과일로 개량을 거듭해 왔다고 하니, 다른 나라에서 나는 참외와 당도 차이가 나는 것도 먹고 안먹고에 영향을 주었을 듯. 냉장고 속에서 단맛을 가득 품은(참외는 낮은 온도에서 단맛이 더 강해진다) 제철 참외를 와그작와그작 씹노라면 “이 맛있는 걸 왜 안먹지? 어서 와, 참외는 처음이지?” 외쿡인들에게도 제발 좀 드셔보시라 강권하고 싶을 정도.



멜론 맛이 나는 것 같기도, 오이 맛이 나는 것 같기도, 대충 시원하다는 소리다. 게다가 의외로 단단해 씹는 맛이 좋다. 그 씹는 맛 때문에 장아찌로 먹거나 깍두기 같은 여름 한정 김치로 담가먹기도 한다.


참외는 물에 띄워보면 잘 익은 정도를 판별할 수 있는데 가라앉으면 물을 많이 먹은 참외로 당도가 약하고 시큼한 맛이 난다고 하니 직접 실험해 봐도 재밌을 것 같다. 집에 어린이가 있다면, 참외 물에 띄우기 대회 등의 놀잇감으로 쏠쏠히 물놀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최근, 참외는 썰어 바로 먹는 과일보다 샐러드로 더 눈에 자주 띈다. 인별그램 등에 '참외 예쁘게 잘 먹는 방법'으로 소개되는 '참외 샐러드'가 바로 그것. 화려해 눈까지 달아지는 느낌인데 만들기는 너무나 쉽다. 씨 부분은 긁어내 드레싱으로 활용하고, 껍질 색도 과육 색도 드러나도록 회치듯 얇게 썰어 예쁜 그릇에 얹는다. 모자란 색은 핑크페퍼나 딜 같은 허브로 보충하니 완성 접시가 마치 그림처럼 어여쁘다. 약간의 주접을 더해, 김홍도 선생님이 살아 계시다면 통참외 대신 참외 샐러드를 그려 '참외도'라 명명하실 것 같은 기분!


눈이 즐거워지는 참외 샐러드는 후식으로 즐겨도 좋지만, 좋아하는 치즈 혹은 프로슈토, 하몽 등을 얹으면 한 그릇 요리로도 손색없다. 내 취향에 맞는 참외 샐러드. 그림처럼 만들어 인증샷도 찍고, 맛있게 먹고, 누구에게든 자랑도 해보자.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참외로 그림 그리기, 참외 샐러드 재료

참외 1개(250g)

딜 1줄기(1g)

핑크페퍼 약간(1g, 없다면 패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아르베끼나 3스푼(30g)

참외즙 약간


✅참외로 그림 그리기, 참외 샐러드 만드는 법

1. 흐르는 물에 씻어 필러로 껍질을 듬성듬성 깎아낸 다음 반으로 잘라 씨를 긁어낸다.

2. 1의 참외는 0.2cm 두께의 반달모양으로 썰고, 딜은 입자가 보이게 다져 준비한다.

3. 참외 씨는 체에 내려 즙을 짜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4. 그릇에 참외를 담고 드레싱과 다진 딜, 핑크페퍼를 뿌리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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