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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네부엌 Nov 24. 2023

급추위 해결사, 마늘 채수 '칼국수'

담백하게 끓인 우리 집 칼국수

기온차가 많이 나는 날. 아침이 오면, 밤 사이 자느라 몰랐던 찬기운을 고스란히 느끼느라 팔다리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그대로 일어나 비몽사몽 잠결에 샤워를 하면서는 '오늘 점심은 꼭 칼국수를 먹어야겠다'고 뜬금없이 다짐했다. 불현듯 떠오른 따끈한 국물, 칼국수! 다른 국수들은 잘 떠오르지도 않는데, 두터운 칼면에 녹진한 국물이 스며든 칼국수만 잔뜩 생각나는 급 추워진 날의 아침.



국수 앞에 '칼'을 붙여놓은 요상한 요리. 밀가루 반죽 뭉쳐 밀고 썰어내는 제조 방식은 다른 국수와 다를 바 없는데도 숭덩숭덩 식칼로 대충 잘라 놓은 그 뭉뚝한 면의 기운이 '칼국수'를 고유명사로 격상시키지 않았을까. 사람이 직접 사각 썰어 하얀 면이 도톰하게 보이는 손칼국수 가게들 역시 앞다투어 칼국수 앞에 '손' 글자를 붙여놓은 걸 보면, 확실히 칼이라는 도구로 손맛 더해 차려낸 칼국수와 나 같은 한국인들 간의 '식궁합'은 그야말로 찰떡이다.


고기 육수 뽀얗게 내기도, 멸치나 바지락 같은 해산물 넣어 끓이기도, 닭고기로 진득하게 우리기도, 장칼국수나 팥칼국수처럼 색다른 매력의 국수로 먹기도. 동네마다 지역마다 참 가지각색이다. 별도로 끓인 면에 육수 말아먹는 다른 면 요리들과는 달리(물론 깔끔한 국물이 좋다면 면 따로 삶아 육수 부어 먹어도 무방하다), 육수에 면 넣고 그대로 삶아 차리는 칼국수는 한 입 먹자마자 입 안에 면이 쩍쩍 달라붙는다. 특유의 감칠맛이 온갖 데에서 다 느껴지는 기분.


또, 고명으로 뭘 얹어도 색다르고 맛있다. 채 썰어 볶아낸 채소들이나 간 고기 볶아 올려도 맛있고, 국물과 함께 끓여낸 육수용 것들 그릇에 얹어 놓으면 쏙쏙 빼먹는 재미가 또 있는 요리. 곁들여 먹는, 풀 죽지 않아 아삭아삭 식감 돋는 겉절이 등의 생김치도 집집마다 가게마다 지역마다 다 다르게 별미스럽다. 그래서 칼국수는 저절로 DIY가 되는 요리.



집집마다 손맛마다 제각기 다른 맛과 향을 뽐내니 누구나 여러 번 도전해 보면 좋겠다. 이번에는 이렇게, 저번에는 저렇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어 요리를 할 때마다 재미가 있다. 간만 제대로 잡아주면 때려 넣고(?) 끓이기에도 안성맞춤인 국수! 생면으로 뽑아 둔 칼면도 시중에서 구하기가 쉬워 집에서 수타하지 않고 조금 편하게도 가능하다.


편 썰거나 다진 마늘 기름에 볶아 마늘 기름 내주고, 애호박이며 당근이며 채 썰어 같이 볶은 팬에 물 넉넉히 부어 육수를 만들면 '마늘 채수' 완성! 거기에 우리 집 간잡이 요리에센스 연두 2스푼, 취향껏 둘러 바글바글 또 끓이다가 시판 생면 넣고 센 불로 와라락 끓여낸다.


"여기에는 김가루를 넣어줘." 짠맛 좋아하는 어린이는 벌써 아까부터 김가루 타령이다. 싱크대 위에서 꺼내둔 냉동면을 보고 좋아하던 그 순간부터. 밥보다 면 좋아하는 아이 입맛에도 찰떡인 칼국수는 집에서 내가 끓여도 맛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 호호 불어가며 후루룩- 그렇게 아침부터 내내 어깨 위에 묻었던 추위를 털어낸다. 마늘 채수로 담백하게 끓여낸 우리 집 칼국수,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급추위에는 후루룩 '칼국수' 재료(1인분)

주재료

칼국수면 1줌(200g)


부재료(대체가능)

양파 1/4개(50g)

당근 1/6개(15g)

애호박 1/5개(30g)


양념

연두순 2스푼(20g)

물 5컵(1L)

다진 마늘 3스푼(30g)

포도씨유 2스푼(20g)


✅급추위에는 후루룩 '칼국수' 만들기

1. 양파, 당근, 애호박을 채 썬다.

2. 예열 냄비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약불에서 약 1분간 다진 마늘을 타지 않게 볶는다.

3. 2)에 준비한 채소를 모두 넣어 센 불에서 약 1분간 타지 않게 볶은 다음 요리에센스 연두와 물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3)에 칼국수면을 넣고 센 불에서 약 5분 정도 삶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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