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기름, NO밀가루, 워터프라이 양배추계란'찜'전
우리 집 어린이에게 채소를 먹이는 비기(祕器). 바로 계란이다. 고소한 감칠맛으로 채소의 맛과 향을 마스킹해주는 계란만 있으면 어떤 채소든 문제없다. 채소들 얇게 채 썰어 계란물에 투하한 다음, 요리에센스 연두 넣어주고(간잡이용 소금, 간장도 모두 OK) 두루두루 섞어 예열 팬에 널찍하고 동그랗게 부치면 끝. 피자를 소분하듯 세모로 잘라놓으면 그 모양도 재밌지만, 간장이든 케첩이든 좋아하는 소스에 콕콕 찍어 먹기도 좋다. 유독 계란 비린내에 취약하다면, 다 익힌 채소계란전(?) 위에 참기름을 톡톡 뿌려 살짝 코팅하듯 발라주면 훨씬 낫다.
이런 후다닥 '전'으로 당근도 양파도 가지도 다 쉽게 먹였다. 애호박이나 브로콜리 같은 초록이들도 물론! 최근 들어서는 샐러드를 싫어하는 어린이에게 익힌 양배추라도 먹이고 싶은 엄마의 욕망을 그득그득하게 담아 '양배추계란'에 도전하는 중. 길거리 토스트로 이미 입증된 맛! 요 양배추와 계란의 조화, 그 오묘한 맛을 싫어하기도 쉽지 않지. 생각보다 끈질기게 식탁에 내어줘도 생각보다 더 잘 먹어준다.
무려 '세계 3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양배추는 위장 기능에 좋다고 잘 알려져 있다. 꾸릿한 냄새를 참으며 즙으로 짠 양배추까지 살뜰히 먹는 어른들은 이미 양배추의 '설포라판' 성분을 맹신하고 있지만, 생으로도, 익혀서도, 양배추 따위는 입에 넣고 싶어하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양배추 먹이기라는 '숙제'는 거의 숙명처럼 엄마를 강타한다. 우리 집에 양배추계란전이 필요한 이유.
그런데 그냥 계란물에 넣어 부치면 먹을 때마다 서걱서걱한 양배추가 입 속에서 빼꼼 고개를 든다. 얇게 썰었다고 썰었는데도 채 익지 않은 양배추가 삐죽이 튀어나오는 것. 계란물이 익는 속도와 양배추 채가 익는 속도가 달라서 그렇다. 노오랗게 벌써 빤빤해진 계란부침 속에서 양배추는 생생하게 살아있으니, 이 숨을 어떻게 죽인담.
그래서 아예 찌기로 했다. 부글부글 물에 한 번 삶아 양배추의 숨을 죽이면 씹는 맛이 툭툭 튀는 계란부침은 면할 수 있으리라. 냄비에 물을 붓고 간을 한 다음 채 썬 양배추들을 쏟아 넣고 숨이 죽을 때까지 우루룩 하고 끓인다. 그다음 몽글지게 휘저어 둔 계란물을 다 붓고 뚜껑을 덮고 기다린다. 계란물이 투명하게 굴러다니지 않는 순간까지 속에서 찬찬히 익으라고. 그저 기다린다.
투명한 팬 뚜껑 너머로 노려보다가 노랗게 다 익은 양배추계란전을 꺼내면! 음, 이건 양배추계란'찜'전이네. '워터 프라이'로 도톰하게 잘 익은 노란 덩이를 잘라 입에 넣으면, 두툼하고 말캉한 식감이 참 포근하다. 기름도 안쓰고 밀가루도 안썼는데 흡사 빵스럽기도(단단한 다른 채소로도 도전 각). 어느 튀는 구석 없이 촉촉하고 짭짤하니 아이들이 잘 먹는 건 당연지사다. 양배추 먹일 걱정이 사라지는, 복된 순간이 찾아오는 NO 기름, NO 밀가루, 양배추계란찜전.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 워터 프라이, 양배추계란찜전 재료
주재료
양배추 2줌(250g)
달걀 3개(150g)
양념
물 1컵(200mL)
요리에센스 연두순 1스푼(10g)
✅ 워터 프라이, 양배추계란찜전 만들기
1. 양배추를 얇게 채썬다.
2. 팬에 물과 연두를 넣고 물이 끓으면 중불에 양배추를 넣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힌다.
3. 약불로 줄인 후, 달걀을 풀어 양배추 위에 붓고 뚜껑을 덮어 윗 면이 익을 때까지 서서히 익혀주면 완성!
